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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ul 01. 2017

'일기쓰기'에 대한 고민

억지로 쓰는 일기쓰기, 효과가 있을까?

  우리 반 일기 규칙은 1주일에 3편, 1편당 10줄 이상이다.


  우리 반 남학생 중 일기 쓰기 싫어하는 남학생이 있다. 그런데 그 남학생이 억지로 써온 일기다. 


정말 아이들 일기 쓰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괴감이 들게 한다. 얼마나 쓰기 싫었을까? 그런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교육적인가?


내가 일기를 쓰게 하는 목적은

1) 글쓰기를 하는 연습

2) 연필을 잡고 글 쓰는 근육 유지하기

3) 자기의 소소한 일을 적어 추억 만들기

이다.


얼마 전 일기 쓰기에 대해서 우리 반 여학생이 항의를 했다. 1주일에 3편의 일기를 쓰는데 너무나 반복적인 생활을 해서 일기 쓸 거리가 없단다. 그래서 나의 답변은 1) 관찰력과 비판적 사고를 발휘해서 일기 거리를 찾아볼 것, 2) 일기 거리가 정 없다면 읽고 있는 책, 혹은 읽은 책 중 좋았던 구절 쓰기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 일기 쓰기라고 하지 않고 '글짓기'라고 하겠다고 했다. (물론 지금도 '일기 쓰기'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지만 말이다.)


나 어렸을 때 생각해보면 나도 일기가 정말 쓰기 싫었다. 그런데 그때 그나마 일기라도 썼기 때문에 이 정도로 연필이나 펜을 쥐고 글씨를 쓰고,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만약 그때 담임 선생님이 일기 쓰기 지도를 안 했다면 어땠을까?


  한 10년 정도의 종단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의 일기 쓰기가 그 사람의 삶에 미치는 영향' 정도로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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