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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ul 30. 2017

ADE Academy에서 배우고 느낀 점

2017 ADE Academy in Kyoto에 참여하고 나서...

  2박 3일(2017.7.24 ~ 7.26)간의 짧지만 인상 깊은 2017 ADE Academy가 끝났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6개 나라 교사들이 모였다. 세 번째 참석하는 아카데미 활동에서 배운 점, 느낀 점, 실천할 점 은 다음과 같다.



1. 애플 Academy는 교사들이 의미 있는 교육을 하는데 애플의 기술이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접근이다. 나는 교육공학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교육공학은 교육의 본질일 수 없다.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기업이 주도하는 워크숍에서는 기기(Device)가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아이패드나 mac을 학생들이 사용했는데 그래서 학생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 일본의 ‘사립학교'나 ‘국제학교'에서는 아이패드가 학생 1명에게 1대씩 지급되고 있다. 공교육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쪽 교사의 Showcase(3분간 자기의 교육 실천에 대해 발표하는 코너)를 들으면 스토리는 그다지 없고, ‘나는 아이패드를 이만큼 샀어요.(아이패드 구입 박스를 보여주며….) 그래서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을 합니다.’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보는 사람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억지스럽기만 하다.  '내가 우리 학급에서 아이패드와 같은 도구들을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Why가 분명하지 않으면 교육은 산으로 간다.


2.  Showcase 30여 명의 선생님 중 4명 정도가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에 대해 이야기했다. 거꾸로 교실은 학생주도적 수업을 위한 것인데, 그들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미래교실 네트워크에서 추구하는 거꾸로 교실은 요즘 문제 해결 프로젝트(사최수프) 쪽으로 상당히 많이 가고 있다. 그런데, 단지 디딤 영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낮은 수준의 거꾸로 교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2015년에 한국 ADE들 3명이 거꾸로 교실에 대해 Showcase에서 이야기했었는데 그때 영감을 얻어서 실천한 것 같다. 강의식 수업(Lecture)에서 벗어나 학생중심으로 가는 수업이 전 세계적인 방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3. 김광호 선생님이 거꾸로 캠퍼스 사례에 대해 Showcase를 해 주셨다. OECD 교육 포럼에서 멋지게 발표하는 한국 학생들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제는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식 수업은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자들을 양성하는데 최적화된 교수법이다. AI가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PBL과 같은 문제 해결 프로젝트 수업이 맞는 방향이다. 거꾸로 캠퍼스와 같은 형태의 실험학교 모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교육 교사로서 우리 학급을 어떻게 변혁할 것인가?


4. 나도 이번에 Showcase에 참여해서 3분간 발표를 했다. 초등 체육 활성화를 위하여 체육 동영상을 만들고 퍼뜨리는 개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https://youtu.be/dOLzFJDb4LM) 영어가 되었으면 영어로 했을 텐데 그런 능력이 안돼 한글로 이야기하고, 자막을 영어로 붙였다.

  2015년 첫 번째 아카데미에서 체육을 영상으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년 동안 지속해 오고 있다. 애플 기술이 영상을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초등 체육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돌아간다.


5. 아카데미 중간에 ‘Manging Change’라는 주제의 Session이 있었다. 애플 마케팅 직원이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참 좋았다. 리더들의 변화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 리더가 변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조직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직에는 3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단다.

  1) 돈키호테 - 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2) 신중한 사람 - 돈키호테가 움직이는 걸 보며 걱정하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3) 보수주의자 - 기존의 시스템이 좋다고 생각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위 세 가지 유형 중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그리고 각 유형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결국 조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뒤로 후퇴하기를 원하는 구성원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돈키호테 같은 사람들이 나아가는 방향이 옳은 방향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3gs를 내놓았을 때 노키아는 코웃음을 쳤었다. 삼성은 재빨리 갤럭시 S1을 베껴서 만들었다. 항상 성공은 결과론 적이다.


  조직에는 위 3가지 유형이 모두 필요하다. 이 3가지 유형에서 좋은 점들을 뽑아내서 조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다음 세 가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단다. Resources(자원), Incentives(인센티브), Communication(의사소통)이다. 학교의 변화를 꿈꾸는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에버노트를 다시 보며 다시 한번 고민해 본다.


6.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Playground에서 다양한 코딩과 관련된 교육 거리들이 소개되었다. 애플에서 소개한 것이 아니고 ADE들이 자발적으로 소개한 것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나도 이번에 Osmo라는 게임 비슷한 코딩 장난감에 관심이 갔다. 애플에서 만든 Swift Playground를 하기 전에 Osmo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에 있는 애플샵에서 Osmo하나를 구입했다. 집에서 해봐야지.


7.  SW교육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실과 교과에 들어온다. 그런데 SW교육에서 추구하는 분석적 사고에 대해 모든 학생들이 배울 필요가 있는가? 인간적 사고는 직관적이고 컴퓨팅적 사고는 절차적이고 분석적이다. 컴퓨터는 어떤 것에 대해 판단할 때 알고리즘적 사고를 하기에 하나부터 열 가지 모두 대입한 다음 결론을 내린다. 단지 CPU가 좋기에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이지 그런 사고의 흐름은 인간이 하면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20명 중에서 누가 가장 키가 큰지 결정하라고 했을 때, 인간은 주욱 살펴보고 커 보이는 친구 2~3명만 추린 다음 비교한다. 하지만 컴퓨터는 하나하나 비교해가며 가장 키 큰 사람을 찾는다.

  나는 SW교육이 모든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함께 온 한국 ADE선생님들과 SW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결과 생각이 많이 변했다. 인간의 직관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컴퓨팅 적인 사고도 학생들이 경험해 보면 좋다. 어떤 상황에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을 Debug라고 한다는데, 그때 분석적 사고가 유용했다. 즉, 인간은 직관적으로 사고하는 장점이 있지만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다. 다만, SW교육이 돈이 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논리로 접근되는 것은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게 현재까지 나의 SW교육에 대한 생각이다.


  이제 한국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서울 애플 밋업 모임에 참가하며 미래교육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할 것이다. 기술은 교육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사례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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