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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Aug 20. 2017

당신은 교사하다가 잘리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요?

교육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세태를 보며...

  페이스북을 하다가 아래와 같은 글을 보았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이 글을 보고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https://brunch.co.kr/@yoonash/92



교사 스스로 철밥통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지금 교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교사 스스로 마음을 잡으며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철밥통이라고 스스로 인식한 순간부터 아집에 빠지며 제삼자로부터 교사의 철밥통은 깨뜨리고 싶은 대상이 될 것이다.


나는 교사가 되고 1,2,3년 차 때, 현재 상태에서 잘리면 취직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초중고 12년 동안 삶에 도움이 되는 걸 배운 게 아니라 대학갈때 필요한 수능 점수 올리는 것만 공부했다. 그리고 교대 4년 동안 초등학교 아이들 가르치는 지식과 교수법을 배웠다. 즉,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그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니 나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을 것이다.


최근 5년 동안 대학원 진학을 시작으로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스스로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많이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영어는 아직 한참 멀었지만 말이다.


이제는 교사하다가 잘리더라도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인문학적 지식, 교수학습에 대한 배경지식과 경험, 세상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의 그런 배경들을 바탕으로 우리 학급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나 혼자 가지고 있지 않고 동료 교사들에게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교사는 교사의 삶 전체가 학생들에게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는 존재들이다. 세상이 변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면 교사들도 노력해서 그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 철밥통이라고 인식한 순간 그 교사는 점점 학생, 동료 교사들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노력하는 교사들이 많아지면 교사 전문성이 향상될 것이고, 작금의 영어회화전믄강사(영전강), 스포츠강사와 같은 문제들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 교사들 스스로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화가 나는 건 교사들이 영전강, 스포츠강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치적 이유로 그냥 내리꽂고 나서 이제 와서 교사들이 갑질 한다는 형국이다. 교육 정책을 논할 때 교사는 항상 제외된다. 참 기가 막힌 노릇이다.


애초에 교사들이 더 노력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서 참 아쉬우면서도, 교사들의 전문성을 무시하면서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는 이 세태가 심히 유감스럽다.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지만,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교사 스스로 철밥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발전의 자세로 살아가면 좋겠다. 그런 교직 문화가 만들어지면 교사 전문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고 작금의 사태와 같은 일들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오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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