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이해

소심한 일주택

by 산과물


계약금 이후


사천만 원 계약금 이후의 상황은 끓어오르는 부동산 상황에 너도나도 집을 사려고 하는 시장에 집을 구한 것에 대한 안심보다 대출 서류를 준비하기 바빴다. 은행, 주민센터, 무인발급기, 직장에 요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준비해야 할 서류가 늘어나고 추가될수록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계약금 지불과 동시에 정확히 아 이제 여기서 몇 년은 살아야겠구나 내 집이다.라는 생각 반, 절반만 내 집이구나 생각 반으로 다가왔다.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대출 승인까지 난 시점에서 드디어 터질 것이 터지고 만다. 계약금 지불 이후 중도금을 내지 않은 나는 계약금 이후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앞으로 펼쳐질 까마득한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열심히 대출에 관해서만 알아봤다.



파기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집 값은 내가 계약할 당시 집 값보다 몸 집이 훨씬 더 커졌다. 4개월 만에 1억이 올랐고 집주인은 내놓은 집을 원래 가격에 팔지 못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래도 이득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론 이곳에서는 나의 생활 반경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사실상 자산의 규모에 상관없이 고민을 하고 있었던 찰나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단 한 번의 부동산 방문에서 벌어진 대참사라면 대참사가 버러 진 셈이었다. 그렇게 급하게 계약하는 사람도 얼마나 어리석게 보였을지 눈에 훤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부동산 사람들의 직업마인드에 불만을 느끼기도 했다. 누구 하나 말하지 않지만 서로 속고 속이는 눈치게임이 계속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들은 계약서가 작성된 이후 시점부터는 처음과는 다소 다른 태도에 있었다. 아 이런 게 현실이구나 결국 책임은 스스로가 지는 거고 결국 세상은 혼자 사는 거라는 영화에 나오는 말들이 피부로 와닿았다.



결국 나는 매도자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매도자의 계약 파기로 인한 계약금에 배액을 배상받고 계약 파기를 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계약 피해를 막기 위해 배액 배상 및 계약금 포기에 관한 법률이 있음에도 부동산 상황에 맞춰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돌려줄 배액 배상의 금액은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게 계약이 파기되고 계약했던 집 가격이 떨어지진 않더라도 오르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동안 계속 찾아봤다. 바람과 다르게 파기한 아파트는 배액 배상받은 금액보다 훨씬 더 가격이 올랐고 아파트 상승장에 힘입어 정부의 각종 정책에 매도자도 그 아파트를 팔지 못하고 2 주택자가 된 채 다시 계약할 생각이 없냐고 부동산 측에서 한 동안 전화가 오곤 했다.



살 집, 사는 집


상승장에선 흔한 일이 돼버리는 배액 배상 계약 파기, 나는 이후, 그 근처 지역의 관심도를 끊어버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투자도 좋지만 실거주 일주택이라면 투자의 목적보단 생활패턴, 생활환경을 더 우선시해서 집을 구하는 게 더 옳은 선택이라 확신한다.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좋은 브랜드 아파트의 거주 유무가 그 사람을 대변하는 용도로 집이 사용되기도 한다. 동시에 그런 말들은 그 사람의 마음의 결핍으로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