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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진 이성숙 Jan 26. 2024

봄에는 프리지아를

 창 앞에서

부딪쳐오는 바람과 마주 하다 

집을 나섰다  

    

일생을 두고 하고픈, 여행

그러나,

민초의 꿈은 꿈으로 시들고  

아파트 단지나 휘이 돌아올 뿐     


화원 앞

프리지아 한 단 천원

비좁은 화원 안에 한 발 디밀고

꽃과 주인을 번갈아 본다   

  

예전보다 한 줌 더 작아진 다발을 안고 

인플레이션을 체감한다     


살다 보니

체념의 기술이 느는 걸까

보지 않고도 아는 게 많아진 건지

여행은 무슨, 이젠 돌아서야지 

     

오래도록 방치해 두었던 철제 받침 위에 

프리지아를 꽂고 향을 마신다 


청록의 오브제는 우리 집에 올 때부터 

프리지아를 담고 있었지


여동생은,

봄이면 프리지아를 산다면서   

  

넓지 않은 거실에

진노랑 향기 속속들이 끼친다

봄이 다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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