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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진 이성숙 Feb 09. 2024

감천마을과 장림항

부산

천안에서 4시간 달려 감천문화마을에 도착했다. 감천문화마을은 이름에서 뭔가 달동네스러움이 느껴진다. 선입견일까? 문화, 행복 등의 따듯한 말이 정치권에 범람하다 보니 어느 순간 변질되어 본의를 상실하고 있다. 각설하고,

 

부산 감천마을, 공식적으로 감천문화마을로 알려져 있으며,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에 위치한다. 이 마을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과 태극도 신도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되었단다. 당시 많은 사람이 평지가 부족해 산비탈까지 이주해야 했고, 주민들은 맨 땅에 스스로 집을 짓고 살았다. 감천마을 사람들의 일터는 인근 구평동 산업단지의 조선소와 공장.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근 산업단지의 몰락과 함께 주거 환경이 낙후되고, 많은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마을은 점점 쇠퇴해 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부산시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재건축하는 대신, 기존의 마을에 새로운 색을 입히기로 결정, 지금의 감천문화마을이 되었다. 


감천마을의 골목길과 계단식으로 지어진 집들이 이제는 감성 뿜는 사진명소. 감천마을의 과거를 몰라도 좋다. 그곳에 가 허리춤에 오는 담벼락과 지붕들 사이로 걷다 보면 동화 속에 들어온 듯 편안하고 안락하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감천동 풍경은 이곳이 왜 사진가들을 매료시키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이탈리아 중북부 지역 서부 해안가 절벽에 들어선 마을 친퀘테레는 오래전부터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아 온 장소다. 절벽에 붙어 다닥다닥 서 있는 집들의 풍광이 아스라하기도 하고 원색으로 칠해 놓은 지붕이며 벽 색깔이 하나의 그림판처럼 화사하기 때문이다. 

감천마을과 친퀘테레는 다른 듯 닮아 있다. 


감천마을을 돌아 다시 차를 몬다. 장림포구 부네치아다. 포구를 따라 늘어선 알록달록한 건물과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들이 베네치아를 닮았다고 해서 부산의 베네치아, '부네치아'로 불리는 곳이다. 주변에는 아미산 전망대, 다대포해수욕장 등의 관광지가 있으니 함께 방문해도 좋다. 


일렬로 들어선 상점은 원색의 옷을 입고 있다. 문제는 벽 페인트 곳곳이 떨어져 나가 가까이 가서 보면, 음, 별로다. 포구 건너편으로 가서 다시 보고 나서야 나는 깜짝 놀란다. 

멀리서 본 장림항은 그대로 그림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장소가 있구나 감탄하게 된다는!



감천마을 언덕길 초입의 카페



감천동 골목길. 지붕이 어른 허리춤에 온다.


감천 마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장림항구


장림항에 늘어선 알록달록 가게들


장림항 포구의 가게들. 카페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드론으로 사진 촬영 서비스하는 집도 있다. 장림항을 배경으로 드론 촬영의 주인공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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