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테이블 오더

마주 보고 인사하고 싶다

by 명진 이성숙

개업 한 달째.

종일 바쁜 건 아니지만 식사 손님이 몰릴 때는 조금 정신이 없다. 문제는 내가 자꾸 실수한다는 것.


테이블 오더를 주문했다.

노동력 줄이는 게 목적이니 테이블에서 계산까지 끝내는 선불 오더기를 설치했다.

일은 줄었는데 손님과의 관계가 느슨해졌다.


손님은 내 얼굴을 보지 않고도 척척 주문을 넣고, 나는 카운터에서 주문내역 확인 후 식사를 갖다 주면 그만이다.

계산을 마쳤으니 식사를 끝낸 손님은 언제든 일어나 나갈 수 있다. 잠시 홀을 비우면 손님이 언제 나갔는지도 나는 알 수 없다. 인사 나눌 기회조차 없다.

어? 이건 아닌데? 싶다.


예쁘고 작은 테이블에 검은색 오더기는 미관에도 안 좋다. 없애버릴까….? 없애면 바쁜 시간에 너무 바쁘고 잠깐의 외출도 어렵게 된다.

조금만 절충하자.

테이블 오더기 회사에 전화를 건다.

후불형으로 바꿔 주세요~.


선불형 카드기가 제거되자 오더기 몸집도 날렵해졌다.

나는 천성적으로 기계와 친하기 어려운 아날로그다. 식사를 끝낸 손님이 계산해 주세요~~ 하면서 나를 부르는, 나는 그 순간이 좋다.

얼굴을 마주 보고 인사 나누고, 짧은 순간이지만 나와 손님 사이에 교감이 일어난다.


어, 오늘 작가님 안 나오셨네요? 하는 그 손님^^

그래 그 손님! 그런 이야기!

서로에게 기억되는 그런 관계가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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