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같은 하루

by 명진 이성숙

모처럼 한가하다.


손님은 없고, 말끔한 홀에 음악만 가지런히 넘친다.

장사하는 집에 손님이 없다면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온전히 혼자 즐기는 공간이 싫지는 않다.


음질 좋은 CD 대신 낡은 LP 판을 올리고 턴 테이블을 가동한다.

지지직. 잡음으로 시작하는 구식 음향기. 구식이 좋다.


잠깐씩 찾아오는 변종의 시간은 일상을 여행이게 한다.

낯섦과의 조우, 일상의 부재, 그것이 여행 아닌가. 여행 같은 하루다.


여행을 떠나버린 때처럼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 지인으로부터도, 손님들 전화도 부재한 시간.

질 높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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