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발 밑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며 기어간다.
기를써 온몸을 잡아당겼다 폈다를 반복하며 기어가는 곳에 있는 것은 죽음뿐인 광야!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모르는 채 아침 아스팔트 위로 올라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해가 뜨면 말라 버릴 힘든 육체를 부둥켜안고
쓰라린 아픔을 감당하며 기어가는 너!!
나도 오늘 쓰러질 것 같은 육체를 껴안고 버스를 탄다.
계속 가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한발 한 발을 무겁게 무겁게 움직인다.
어디로 가야 할까?
어디로 가면 무거운 나의 육체를 안식시켜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