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기질 그리고 관계에 눈을 뜨다

프롤로그

by 성실애

2018년 8월 22일. 큰 아이의 종합심리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신랑과 둘이 센터를 찾았다. 혹, 과잉행동장애라던지 우리가 모르는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아이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있지 않았다. 다만, 아이의 검사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 검사를 했던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다른 검사를 할 때는 차분하게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하게 잘 풀었다고 한다. 하지만 2분의 시간을 줄게 풀어보자고 하는 검사에서는 안절부절못하고 풀었던 문제를 다시 풀고 지우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래서 잘 푸는 아이들은 20개 이상을 푸는 문제를 우리 아이는 5개도 못 풀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상담 선생님은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셨다. 아이의 종합심리검사에는 부모의 검사도 포함되어 있어고, 신랑과 나는 무려 500문항이나 되는 검사지를 풀어 제출했다. 그 검사 결과에서 나는 참 완벽하고 철두철미하며 시간을 중요시하는 사람으로 나왔다. 반면에 우리 신랑은 느긋하고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랬다. 나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산다. 하지만 신랑의 경우에는 언제나 느긋하고 언제나 괜찮아, 괜찮겠지로 일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신랑과 같이 답답하게 키우고 싶지 않아 아이들에게는 항상 시간을 엄수시키고, 카운트다운을 외치기가 일쑤였다. 놀이터에서 5시까지 놀고 들어오기로 했으면, 신나게 노는 아이들에게 10분 남았다, 5분 남았다를 미리 알려줬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치워지지 않으면 종량제 봉투를 들고 와 열을 셀 때까지 안치우면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를 닦으러 보낼 때도, 책을 빨리 가져오는 사람만 읽어주겠다고 할 때도 항상 숫자를 세곤 했다.


"오, 사, 삼, 이, 일"


그렇게 해야만 아이는 움직였고, 그 시간을 맞췄다. 아이가 꼼지락 거리는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 엄마였다. 하지만 상담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참고 기다리셔야 해요. 이 아이는 성향상 원래 느긋한 아이예요. 어머니의 성격대로 아이를 대하시면 안 돼요. 그러면 아이는 그것에 대해 강박이 생겨요. 힘드시겠지만, 어머니께 사리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참고 기다리세요."


머리가 띵 했다. 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아이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클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세상에 나와 딱 8년을 조금 넘게 산 아이에게 엄마란 사람이 시간에 대한 강박을 심어주었다니. 그러면 이 아이의 성격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어떻게 내 뱃속으로 나왔는데 나와 이렇게도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성격은 바뀔 수 있는 것일까?


그때부터 고민과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사람의 성격, 기질 그리고 관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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