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태백산맥』을 다시 읽고

by 권성선

지난 11월, 가을 산책을 하다가 문득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다시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 10권의 긴 여정을 끝냈다.

중학생 때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내가 받아온 반공교육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다르게 본다’는 게 얼마나 낯설고 충격적인 일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3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결국 이념의 피해자였구나.

좌익도, 우익도, 누구 하나 완전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었다.

모두가 시대의 이름으로 짓눌려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었다.


염상진의 목이 잘려 전시된 장면에선 소름이 돋았다.

대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행된 모든 폭력들.

그게 정말 ‘대의’를 위한 일이었을까.


지금도 여전히 묻게 된다.

사람보다 앞서야 할 이념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걸까.

그 시대를 지나온 이들에게, 그리고 오늘의 우리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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