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상에서 사막여우상까지

by 권성선

얼마 전, 동료 교사들과 이런저런 피부 관리 이야기를 나누던 날이 있었다.
누군가 모공 축소에 좋다는 스킨보톡스 얘기를 꺼냈고,
나도 그때의 경험이 떠올라 웃으며 말했다.

“아, 저 그거 맞아봤어요. 정말 너무너무 아프더라고요.
원래 강아지상이었는데… 그거 맞고 나니까 고양이상이 됐다니까요? ㅋㅋ”

다들 웃음을 터뜨리던 중,
한 선생님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선생님… 강아지상은 아닌 것 같고요…”

“어머, 그럼 뭐예요? 말해주세요~ 선생님~”
내가 장난스레 묻자, 그 선생님이 살짝 머뭇거리다 말했다.

“음… 선생님은… 사막여우상이에요.”

헉.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모두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강아지에서 고양이를 거쳐 사막여우라니.
그날 이후, 거울을 볼 때마다 괜히 귀가 쫑긋해 보이는 것 같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별것 아닌 대화였지만 이상하게 그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나를 조금 더 특별하게 바라봐 준 시선,
그게 고맙고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도 강아지보단 영리해 보이는 여우가 낫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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