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예민했던 진짜 이유

by 권성선

7월 13일, 일요일
“오늘 내가 예민했던 진짜 이유”

일요일인데도 사무실에 나갔다.
정리만 살짝 하려던 게…
기획을 조금 손대고, 글을 조금 다듬다 보니
결국 종일 붙잡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저녁은 안 먹었고,
배는 고픈데 졸음은 쏟아지고,
커피로는 부족할까 봐 고카페인 음료까지 들이켰다.

정신이 번쩍 든 것도 잠시,
머릿속은 더 날카로워졌고,
혼잣말조차 살짝 가시가 돋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까칠하지? 나 왜 이러지?’

그때, SNS에 떠 있는 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여유는 잔고에서 오고,
상냥함은 탄수화물과 당분에서 온다.”

아. 이거였구나.
오늘 나는 잔고도 바닥, 혈당도 바닥이었다.

사람은 아무 일도 아닌 일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먹고, 통장까지 비었을 때
가장 무너진다.

나는 나쁜 사람도, 약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냥
배고프고, 졸리고, 잔고가 텅 비어 있었을 뿐.

내일은 꼭 밥을 챙겨 먹고,
15일엔 꼭 월급이 들어오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 나 자신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상냥해지고 싶으면
밥부터 먹고, 잔고부터 채워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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