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봉투, 나한테 꼭 맞는 처방인 것 같다.
예쁘지만 키가 좀 작은 사람을 위한
균형의 미학.
나는 가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참 공평하셔요. 이 얼굴에 키까지 크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사람들은 웃는다.
나도 웃는다.
그게 정말 웃겨서라기보다는 그 말속에 숨어 있는 내 마음이 이제는 나 자신도 조금 웃기고 귀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예쁜 사람은 아니다.
누가 봐도 반할 만큼의 미인은 아니고,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뒤돌아볼 얼굴은 아니다.
그냥, 보다 보면 정이 가고, 얘기하다 보면 조금 더 좋아지는 얼굴.
그 정도이다.
예전에는 그게 아쉬웠다.
무대 위에 선 누군가의 얼굴을 부러워했고,
단체 사진 속 내 모습이 못마땅했다.
키가 컸으면 좋겠다고, 좀 더 예뻤으면 좋겠다고
거울을 보며 한숨 쉬던 날들도 많았다.
그런데 나이를 조금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누군가는 화려해서 좋고,
누군가는 편안해서 좋다.
나는 후자 쪽에 가까운 사람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나를 오래 본 사람은 "참 편한 얼굴"이라고 말해준다.
그 말이 이젠 제일 좋다.
그리고 키?
뭐, 작다.
어쩌면 그게 내 캐릭터를 완성시켜 주는 디테일인지도 모르겠다.
예쁜데 키까지 크면...
아무래도 하나님께서 밸런스를 맞추시느라
한 가지는 빼셨나 보다.ㅋㅋ
그걸 인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하다.
내 얼굴이 마음에 들고,
내 말투가 좋고,
내가 나로서 괜찮다고 느껴지는 지금이,
어쩌면 내 인생에서 제일 예쁜 시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은 참 공평하셔.
이 미모에 키까지 주시면… 그건 좀 반칙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