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는 겨울이면 서로 가까워진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다.
하지만 곧 서로의 가시에 찔린다.
다시 멀어진다.
그리고 또 추위가 찾아온다.
그들은 그렇게 다가갔다가 멀어지고,
다시 다가오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수많은 시도 끝에
덜 춥고, 덜 아픈
최소한의 거리를 찾아낸다.
쇼펜하우어는 이 이야기를 사람 사이의 거리로 비유했다.
우리도 그렇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그만큼 불편함도 따라온다.
너무 멀면 외롭고, 너무 가까우면 숨이 막힌다
마음은 언제나 그 사이 어딘가를 맴돈다.
나는 아직, 그 ‘어딘가’를 잘 모른다.
가까워질수록 마음을 숨긴다.
상처받을까 봐,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멀어지면 덜 아프다.
하지만 마음이 비어간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가 있다는 말이
때로는 허상처럼 느껴진다.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거리 괜찮은 걸까?
혹은, 나는 누군가에게
가시였던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나도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세운 적이 있다.
그 가시가 누군가에겐 상처였을지도 모른다.
그걸 알고 나니,
조금씩 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단순한 간격 조절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일이란 걸.
나는 아직도 그 거리를 배우는 중이다.
가끔은 너무 멀고,
가끔은 서툴며,
가끔은 지나치게 가까워진다.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언젠가는 덜 아프고도 따뜻한 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