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그런 교회를 소망한다.

by 권성선

신앙을 멈춘 자리에서, 오래된 기도 하나를 다시 꺼내며

2014년의 여름, 나는 이렇게 적었다.


진정한 예배가 숨 쉬는 교회,
주님이 주인 되시는 교회,
믿음의 기도가 쌓이는 교회,
최고의 찬양을 드리는 교회.

그 글을 쓰던 나는 순수했고, 뜨거웠다.

교회를 사랑했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무너진 날이면 예배를 기다렸고,
말씀 한 구절에 울컥하며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 시절의 나는 교회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믿음은 조금씩 흔들렸다.

교회보다 더 커진 예배당,
사랑보다 전략이 먼저인 설교,
그리고 십자가 뒤에 숨어 있는 권력과 자본,
주님의 이름을 내세운 정치와 편가름들.

내가 알던 예수는 가난한 자의 친구였고,
약한 자의 편이었으며,
권력과 거리를 두셨던 분인데...
왜 우리는 그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나는 조용히, 말없이 신앙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렇다고 하나님을 버린 건 아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가끔 눈을 감고 기도한다.
그저 “하나님”이라는 이름만 조용히 부르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럴 때마다 문득 2014년의 그 글이 떠오른다.

말씀으로 움직이는 교회,
성도의 사랑이 넘치는 교회,
섬김과 헌신이 기쁨이 되는
열매 맺는 아름다운 교회…

그 글을 쓴 내가 지금의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아직 그 교회를 바라고 있잖아.”

그래서 나는 고백한다.
나는 실망했고, 멀어졌고, 회의에 잠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런 교회를 소망하고 있다.

찬양이 상업이 아니고,
기도가 광고가 아니며,
섬김이 진짜 기쁨이 되는 그런 공동체.

주님을 닮아 약한 자를 먼저 돌보고,
말씀 앞에 자신을 먼저 낮추는 사람들.

그런 교회를 나는 지금도 마음 한켠에 품고 있다.

혹시 언젠가 그런 교회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날 조용히 예배드리는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하나님 앞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제가 돌아왔습니다.
이곳이 바로, 제가 오래도록 꿈꿨던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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