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 속의 작은 위로

by 권성선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스콘을 구웠다.
밀가루와 버터를 섞을 때의 포슬포슬한 감촉, 설탕이 녹으며 퍼지는 달큰한 향, 손끝에 묻어나는 반죽의 온기. 그 모든 과정이 오늘 하루의 피로를 부드럽게 덮어주었다.

오븐 속에서 반죽이 천천히 부풀어 오르며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느리지만 가장 충만한 순간이었다. ‘딩’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었을 때, 구수한 냄새가 부엌 가득 번졌다. 그 향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됐다.

모양이 제각각인 스콘을 쟁반에 올려놓고 바라보았다. 어떤 건 조금 찌그러졌고, 어떤 건 장난스럽게 부풀어 올랐다. 마치 제멋대로 살아온 나의 날들 같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래서 오히려 사랑스러운 모습.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 그리고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건포도의 달콤함. 그 맛은 오늘을 견디게 하는 조용한 힘 같았다.

스콘을 굽는 일은 단순히 빵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그건 나를 돌보는 의식이었고,
내일도 살아갈 힘을 준비하는 작은 기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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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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