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 《고수포차》시즌1을 마무리하며

by 권성선

《고수포차》시즌1을 마무리하며 저 역시 잠시 잔을 내려놓고 제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술집이라는 공간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사연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잔을 채우고 비우는 장면을 쓰다 보니 그 안에 담긴 건 결국 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고수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건 술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따라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저도 제 삶의 자국들과 마주했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 비워야만 했던 순간들, 그리고 여전히 채워지고 싶었던 마음까지.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인물의 기록이면서 제 마음속 깊이 남아 있던 말들을 천천히 꺼내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시즌1의 불은 오늘로 내리지만 고수포차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잔이 비워져야 다시 채워지듯 잠시 여백을 두고 새로운 얼굴들과 사연을 준비하려 합니다.

비워낸 잔처럼 독자님 마음에도 오늘의 글이 잠시 머물다 따뜻하게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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