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을 나는 매일 조금씩 무릎 꿇고 내려놓았다.”
기숙사로 향하는 언덕길 아래에는 오래된 벽돌 건물이 하나 있었다.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이 자주 찾던 작은 예배당이었다. 그곳은 늘 고요했다. 문을 열면 낡은 장의자가 줄지어 있었고, 가끔 기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이면 으레 그 예배당에 들렀다. 누구도 앉아 있지 않은 빈자리에 조용히 앉아 눈을 감았다. 기도를 읊조리기보다 말 대신 침묵을 삼키곤 했다.
“하나님, 아버지…”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마음은 자주 어긋났다. ‘아버지’라는 단어는 나에게 낯설고 공허했다. 누구의 얼굴로도, 기억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더 자주, 더 간절하게 그 이름을 불렀다. 세상 어디엔가 한 사람쯤은 나를 지켜보는 눈이 있기를 바라며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밤이면 홀로 그 이름을 불렀다.
예배당 안에서는 울어도 괜찮았다. 장의자 바닥으로 떨어진 눈물은 소리를 내지 않았고, 낮은 숨결 속에 흩어졌다. 그 눈물은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던 모든 순간의 기억이었다.
“하나님, 저는 잘 지내는 척을 합니다. 조금만 더 버틸게요. 그러니 제 마음이 너무 멀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제 안에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 하나만 남겨주세요.”
그럼에도 나는 하나님을 찾아야 했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 한가운데서 그 이름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던 건, 외롭고 쓸쓸한 마음들이 결국 나를 그곳까지 데려갔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