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by 권성선

살다 보면 마음에 오래 남는 순간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건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받았던 시간들이다. 7년 전 오늘, 나는 용혜원 시인의 〈고마운 사람〉 전문을 SNS에 올려두었다. 그날 무슨 마음으로 이 글을 올렸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내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준 누군가가 있었던 날이었을 것이다.

가슴이 피망울이 맺히듯 아팠던 시절이 있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무너짐의 순간, 세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고 숨조차 가빠오던 때였다. 그때 내 곁에는 아무 말 없이 옆자리를 지켜주던 사람들이 있었다. 조용히 내 손을 잡아주던 그 손끝의 온기, 넓은 마음으로 ‘괜찮다’며 함께 울어주던 눈빛. 그 존재들 덕분에 나는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삶이 바삭바삭 말라버려 마음이 쉽게 부서질 것 같던 날들에도, 외로움이 깊게 내려앉은 밤에도 누군가는 나를 찾아와 조용히 위로해 주었다. 억지로 웃게 하거나 괜찮은 척하라고 다그치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주었다. 때로는 그 무언의 동행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겼다.

“세상은 고마운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세상입니다.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시의 마지막 구절을 다시 읽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삶이 견딜 만했던 건 언제나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이 내 삶을 지탱해 주었고, 그 마음이 다시 나를 세상으로 이끌어주었다.

이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 한켠에 오래 남아 아득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때 참 고마웠어”라는 말로 기억되는 사람. 화려하진 않아도 따뜻한 사람, 삶을 조금 덜 외롭게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

살아가다 만난 사람들 중에 고마운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걸, 나는 오늘 다시 한번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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