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치열하다.
본업에도 충실하려 애썼고, 남은 시간엔 글을 썼다.
그 와중에 이직을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갔다.
어쩌면 나는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에 조금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하루를 꽉 채워야 안심이 되었고, 잠들기 전까지 뭔가를 해야만 의미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던 어느 날, 삶이 내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예고도, 설명도 없이 찾아온 멈춤이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왜 우리여야 하는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이번 멈춤은 단순한 정지가 아니라 내 삶의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자 무엇이 진짜로 소중한지 돌아보게 하는 신호였다.
그때부터 하루의 리듬이 바뀌었다.
예전엔 해야 할 일들이 나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마음이 하루를 정한다.
달리던 발걸음을 잠시 접고 그 시간 속에 머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함께 웃고, 함께 걷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는 시간들.
그 단순한 순간 속에서 나는 오히려 삶의 본질에 닿는 기분을 느낀다.
인생은 성취의 속도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함께 머무는 온도 속에서도 자라난다는 걸 조용히 배워가고 있다.
두렵지 않은 건 아니다.
사실 요즘 가장 두려운 건 시간이 아니라 재정이다.
수입이 잠시 멈춘 자리에서 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을 선택한 나를 믿어보기로 한다.
삶의 속도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그 시간을 보냈는가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