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곡에 머무는 사람

by 권성선

계속 듣고 있는 곡이 있다.

그 목소리의 결이 마음을 건드린다.

누구를 떠올리며 듣는 건 아니다.

그저 지금 내 감정에 딱 맞는 노래.

딱 이만큼의 무게, 이만큼의 거리.

그래서 그 곡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


나는 이상하게도 어떤 음악에 빠지면 며칠이고 그 곡만 듣는다.

플레이리스트가 빽빽해도 소용없다.

귀도 마음도 이미 한 곡 속에 머물고 있으니까.

마치 그 안에 지금의 내가 앉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 노래가 말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을 때

가사와 멜로디 사이 어딘가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걸어놓는다.

그렇게 반복.

다시 재생.

그리고 또 반복.


누군가는 “지겹지 않냐”고 묻지만 그건 지겨운 게 아니다.

그건 내가 지금 어딘가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다.

머물 수 있는 감정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이상한 습성이지만 나는 그 안에서 나를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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