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어서 다행이다.

by 권성선

사람들은 언제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까.
불을 피우던 시절에도 누군가는 나뭇가지를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었을 것이다.
언어보다 먼저 울림이 있었고, 말보다 먼저 노래가 있었다.
그 울림은 마음을 달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오늘 라플란드에서 본 공연은 그 오래된 질문에 대한 대답 같았다.
메인 가수와 게스트가 차례로 무대에 섰다.
두 사람의 목소리 톤은 완전히 달랐지만,
그 안에 흐르는 뜨거운 무언가는 같았다.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람을 향한 마음이었다.
그 마음이 무대 위에서 파동이 되어 전해졌고,
그것이 감동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게스트가 말했다.
“세상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은데,
땅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그는 음악 대신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땅에 발을 붙이고 달리며 자신의 고통과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 고백 속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안고 사는
상처와 결핍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누군가의 목소리로, 혹은 악기의 떨림으로
나 대신 울어주는 소리를 듣는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노래 속에서 비로소 흘러나온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고 무심하지만,
음악은 여전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오늘 공연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음악이 있기에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간다고.

#김마스타 #손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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