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연의 연약함

— 연결과 단절 사이에서

by 권성선

페이스북을 시작한 건 일상의 소소한 장면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식과 정보를 나누고,

불합리한 일에 목소리를 내며 작게나마 세상을 움직이고 싶었다.

그 시절의 페이스북은 내겐 작은 광장이었다.

누군가의 글 한 줄이 공감을 일으키고,

서로 다른 지역과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며 세상을 논했다.

‘좋아요’ 하나에도 의지가 담겨 있었고, 댓글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광장은 점점 달라졌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대화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하고,

편을 가르는 목소리가 커졌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아니라 ‘내 편’이 먼저인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 안에서 진심은 설 자리를 잃고, 남은 것은 각자의 확신뿐이었다.

페이스북 인연은 생각보다 연약하다.

서로의 글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며 교류를 이어가도

로그아웃 버튼 하나로 그 모든 연결은 단숨에 끊긴다.

심지어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단 한 번이면 영영 닿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그토록 가까웠던 이름이 순식간에 검색되지 않는 낯선 존재로 바뀌는 일.

그게 지금의 관계가 가진 냉정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다.

그 시절의 연결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잠시나마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봤고,

서로의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견디게 해주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비록 페이스북 인연은 연약했을지라도

그 짧은 연결 속에는 분명 따뜻한 진심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진심이 지금의 세상을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밀어주었다고 믿는다.

지금은 나의 피드가 세상을 바꾸는 글이 아닌 일상의 단상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 나눔 속에서도 누군가의 하루가 위로받고, 잠시라도 멈춰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제는 거창한 변화보다 조용한 공감이 더 간절하다.

내 삶의 조각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고,

누군가의 이야기가 내게 다시 용기가 되는 공간

그것이 지금 내가 꿈꾸는 페이스북 나의 작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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