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놓치면 안 되는 인연

by 권성선

살다 보면 마음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붙잡으려 애쓴 적도 없는데 어느 순간 나를 곁에 있게 만든 사람들,
반대로 지키려고 했음에도 어쩐지 멀어져버린 사람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놓쳐버린 건 사실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갖고 있던 어떤 마음’이었을지 모른다고.

작년 이맘때, ‘살면서 놓치면 안 되는 인연’이라는 문장을 적어 두었다.
그때는 그저 좋은 말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그 말이 묘하게 기억에 남았다.

내가 놓친 인연들 속에 이런 마음이 있었던 걸까.
혹은 이런 마음이 아닌데도 내가 붙잡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그것을 구별하는 눈이 필요하다는 걸 조금 늦게야 알았다.
그 사람을 미워하려 들기보다
내가 어떤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았는지 곰곰이 들여다보는 안목.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건
사람을 분별하는 눈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였다.

우리는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말을 아끼기보다 이해하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정함이 일상이 되어 버릇처럼 배어나고,
약속을 지키고,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 사람.
힘든 누군가의 옆자리를 조용히 채워주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의 선을 지키며 긍정의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살면서 놓치면 안 되는 인연을 찾아 헤매기보다
그런 사람이 내가 되는 것이 더 먼저라는 걸
마흔을 넘긴 뒤에서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오늘도 마음을 조용히 다잡는다.
누군가에게 ‘놓치기 아까운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내가 머물렀던 자리에 작은 온기라도 남을 수 있기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누구보다 먼저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는 길이라는 걸
요즘 들어 자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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