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없고 눈에 띄는 성과도 없다.
통장은 숫자가 줄어들고
시간은 나만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을 때
나는 미용실에 갔다.
상한 머리를 자르고 클리닉을 하고 펌을 했다.
끝이 갈라진 머리카락을 잘라낼 때
괜히 마음도 같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이 상태로 버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클리닉을 하는 동안 이제는 괜찮아져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펌을 하고 나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예전보다는 조금 덜 지친 얼굴이었다.
돈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고, 성과가 있어서 스스로에게 준 보상도 아니다.
그냥 계속 이렇게 상한 채로 살 수는 없다는 판단.
기분이 업되니 일도 괜히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안 될 이유만 떠올리던 마음에 될 수도 있다는 여지가 생긴다.
일은 언제 잘될지 모르지만 이런 날은 안 이상하게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오늘의 나는 적어도 나를 방치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이 하루는 꽤 괜찮다.
2026년 어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