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왔던 침묵을 깨고, 나의 선율을 지키다

by 권성선

하나의 곡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십 번의 '탄생'과 '폐기'를 반복한다. 비록 AI라는 도구를 빌려 작업하지만, 만족스러운 한 곡을 업로드하기 위해 때로는 수십 곡의 다른 버전을 만들어본다. 인트로의 악기 구성을 다양하게 바꿔보고, 같은 가사라도 장르를 달리해 분위기를 살피며, 박자와 보이스톤을 미세하게 조정해 최적의 선율을 찾아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그렇게 밤잠 설쳐가며 다듬고 또 다듬어 탄생한 곡들은 나에게 자식과도 같다. 하지만 나의 정성이 무색하게도, 채널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자 그림자처럼 내 뒤를 쫓으며 콘텐츠를 그대로 베껴가는 이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애써 눈을 감았다. 내 콘텐츠를 누군가 그대로 베껴간 것을 발견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지만, ‘내 노래가 좋아서 그랬겠지’, ‘언젠가는 나의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구독자가 얼마 안 되는 채널이 그럴 때는 시작 단계에서 레퍼런스 곡이 절실했겠구나 싶어, 동종 업계의 동료라는 생각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그 침묵이 내 살을 깎아 먹는 줄도 모른 채 말이다.

하지만 영향력 있는 대형 채널들마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의 창작물을 도용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배려가 반복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떠올랐고, 더 이상의 침묵은 나의 창작 의지를 꺾는 독이 될 뿐이었다. 내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당당히 목소리를 내야 할 때였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마음을 굳게 먹고 증빙 자료를 하나하나 모아 정식으로 신고 절차를 밟았다. 누군가는 번거로운 일이라 할지 모르지만, 내 소중한 곡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과정은 곧 나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마침내 유튜브로부터 '해결됨'이라는 통보와 함께 해당 영상이 삭제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텅 빈 화면에 뜬 '삭제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답답함이 십 년 묵은 체증처럼 시원하게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내 권리를 내 손으로 직접 되찾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뿌듯했다.

창작의 길은 때로 외롭고 고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더 당당해졌다. 앞으로도 나는 중년트롯과 시니어트롯의 자부심을 가지고, 내 작품을 함부로 대하는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열정으로 빚어낸 나의 음악이 올바른 자리에서 빛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나의 선율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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