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않기만 해도 나아진다

by 권성선

가야금을 배운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가야금의 매혹적인 소리에 이끌려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소리보다 ‘가야금을 타는 나 자신’이 좋아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진도를 물어오고, 어떤 이는 어느 정도 수준이냐 묻기도 하지만, 나는 그 질문들에 명확히 대답하지 못한다.
그저, 여전히 배우고 있고, 계속 타고 있다고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지난주부터 산조에 들어갔다.
보통은 진작 시작했을 법한 곡이지만, 나는 꽤나 늦은 편이다.
매주 레슨이 원칙이지만, 선생님과 나의 개인 사정이 맞물리면서 수업이 쉬어진 날도 많았다.
나는 오전 시간을 놓치면 하루 종일 연습할 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연습 없이 레슨을 받은 날도 적지 않다.

그래도 나는 조급하지 않다.
가야금을 전공하려는 것도, 대회를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니기에, 천천히 가기로 마음먹었다.
곡을 잘 연주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으니, 그 목적만 잊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연습을 많이 하면 더 빠르게 곡을 소화할 수 있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놓지 않기’만 해도 나아질 수 있다는, 막연하지만 진심 어린 기대를 품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현을 튕기고, 잘못 짚은 음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 안에 계속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한다.

그래서 내 삶에 그런 시스템을 조금 더 만들었다.
필라테스가 그랬고,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놓지 않고 하고만 있으면, 언젠가는 분명 나아진다는 것을, 나는 가야금을 통해 서서히 배우는 중이다.

무엇이든 그 시스템 안에만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서툴러도, 늦어도, 놓지 않고 그 안에만 있으면.

그렇게 믿고, 오늘도 가야금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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