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과거의 오늘’을 알려줄 때면, 부끄럽고 오글거려서 얼른 넘겨버리는 날도 있지만, 가끔은 멈춰 서서 읽게 되는 글도 있다.
4년 전 오늘의 나는, 대학원 성적표를 올려두고 있었다.
세 과목 중 두 과목은 A+, 하나는 A.
글 아래에는 이런 문장이 남겨져 있었다.
“일과 병행한 것 치고는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
다음 학기는 더 신나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위축된 자신감 회복! 오늘은 맛있는 저녁 먹어야겠다.”
그때의 나는,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을 스스로 인정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를 견디며 쌓아올린 성적표 위에,
나 자신에게 건네는 격려를 덧붙이던 순간.
웃음이 났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그 사이 시간은 흘렀고, 계절도 몇 번 바뀌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지금의 나는,
본업을 하며 시간을 쪼개어,
간간이 게스트하우스 청소 아르바이트도 다닌다.
틈틈이 글을 쓰고,
마음속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어 문장으로 다듬는다.
누군가 보기엔 평범한 하루의 연속일지 몰라도,
나는 오늘도 나의 자리에서 꽤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때처럼, 오늘도 나는 성실하다.
성실함은 성적표로만 증명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매일 마주하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조용히 책임지는 것.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간에
내 몫을 묵묵히 감당하는 것.
넘어져도 일어나 다시 가보는 것.
그게 내가 오래도록 선택해온 삶의 방식이었다.
‘그땐 참 열심히 살았지’라고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어쩐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때의 성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성실이 또 다음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오늘도, 내일도.
나는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조용히, 그러나 흔들림 없이.
예나 지금이나, 지금도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