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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한 바퀴를 돌아 어제의 해가 떴던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해가 뜨는 것을 본다. 태양은 이 은하계에서 그 하루만큼의 거리를 지나왔을 것이고, 지구는 그 태양이 간 만큼의 궤적 속에서 타원 궤도를 365분의 1만큼 갔을 것이다.
어제는 흐렸고, 그 새벽엔 비가 왔었다. 오늘은 해가 뜨고 있다. 구름 뒤로 해는 언제나 저 멀리 위치하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와 닿아있는 이 대기의 변화에 우리 시야는 종속되어 있었던 거다. 하지만, 태양이 그 자리에 있고, 그 태양은 조금이나마 이 우주에서 위치를 바꾸고 지구가 그 궤도 속을 달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눈앞에 이 구름과 안개와 태양과 나를 둘러싼 것들은 이 지구의 순환 속에서 나에게 자연의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계절의 흐름과 일기의 변화와 저 먼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다 날것 그대로이다.
이제 저 멀리 산등성이 위를 뚫고 해가 비추려 한다. 나는 계속 그 빛에 매료된다. 어쩌면 나의 지향성은 저 빛으로부터 나왔을지 모르겠다.
빛을 바라보는 나, 내가 살아가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유동물로서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으로부터 주어졌다. 빛에 둘러싸여 세상의 모든 것들은 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서야 비로소 인식이 된다. 그 빛의 근원인 태양은 무엇보다도 나에게 영감을 준다.
우주를 여행하는 우리. 태양을 배회하는 우주의 한 조각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