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만나러 간다

오랜만에 시외버스를 탔다

by 봄빛

아내를 만나러 통영으로 가는 길이다. 울산에서 통영은 승용차로 2시간 거리인데, 버스로는 2시간 30분이 걸린다.

내일은 서울 출장이라 통영에서 아침 고속버스 타고 서울 강남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서 다음 일정을 이을 거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통영시청에 근무하게 되었다. 혼자 살기 안성맞춤인 원룸도 하나 잡았다.

금요일엔 울산으로 퇴근하고 다시 일요일에 올라가는 생활을 하기로 했다. 나도 수요일마다 통영에 다녀가겠다고 공언을 했다.

몇 년 전 세종에서 파견 근무를 하며 보내었을 때, 가족이 그리워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을 했었다. 나라도 통영과 울산을 오가며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누군가는 귀찮은 가족과 떨어져 자유로워지는데 무슨 말이냐며 말하던데, 내가 겪어본 바에 따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오늘은 첫 수요일 통영행이다. 차를 가져가면 퇴근하고 바로 가면 될 것이나 일정이 서울 출장과 엮여 시외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 승차권을 구매하고 시외버스터미널에 와보니, 얼마만인가 생각하게 된다. 승용차를 산 이후에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롯데호텔 앞에서 시내버스를 내렸다. 백화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쳐서야 시외버스터미널이 눈에 들어온다.

시외버스는 예매를 하고도 현장에서 발권을 해야 했다. 승차권을 뽑아 사진을 찍었다. 구시대의 유물을 보듯이.

버스 탑승구가 서향이어서 오후의 따가운 햇살을 정면으로 받았다. 마산 가는 버스가 나가고 통영행 버스가 들어왔다.

고작 2시간 만에 거제 고현버스터미널에 왔다.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 통영보다 거제에서 더 많이 내린다.

20분을 더 달려 아내가 사는 동네인 죽림리의 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내일 서울행 고속버스도 여기서 탄다.

아내는 퇴근하고 집에 들렀다가 배드민턴 운동 준비를 하고 나왔다. 통영 오자마자 배드민턴 클럽을 알아봤단다. 오늘 가는 시청클럽에 동료들이 많아 가입했다.

울산에서보다 더 많이 뛰었다. 원래 센 놈이 오면 간을 보는 경향이 있다. 오늘은 좀 많이 보네. 아내가 최근에 운동을 하지 않아 밀리긴 하는데 그럭저럭 끼어들 것 같다.

울산이나 통영이나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촌이라 인간미는 더 나은 것 같다. 자주 이곳에 오지 싶다. 사람들과 새로 사귀는 것도 나이 들면서 힘들었는데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새로운 곳에서의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제부터라도 한걸음 한걸음 동행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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