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다시 뛰자

참패를 대하는 자세

by 봄빛

삼월도 중순이고 곧 꽃도 필텐데 영하의 추위가 다시 찾아와, 얇은 옷으로 봄 기분만 내던 나는 실속 없이 감기 기운을 느낀다.

11층 사무실 창 아래로 햇살을 반사하는 주차장의 차들, 누른 잔디, 싹 눈이 비집고 나오는 아직은 회색 재 같은 나무들이 보인다.

출장 다녀온다고 준비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배드민턴 대회에서의 참패는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상대팀의 면면은 알고 있었다. 콕이 평소와 달리 빨랐다. 멀리 보내면 나가 버리고 되받아치는 것은 미세하게 다른 각으로 튕겨 아웃이 되기 일쑤였다.

엘보가 온 이후 되찾아 가는 감각으로 자신감이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이전에는 쏟아지는 공격을 모두 받아치는 수비를 보고 다들 찬탄을 금치 않았다. 엘보는 미세하게 운동 감각을 틀어버렸다. 근육을 눌러주는 팔 아대를 하고서 바뀐 부분과 그것을 하지 않고 했을 때, 또 달라지는 감각들에 의해 엘보 이전의 수비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몸이 늙고 있다는 것을 젊은 친구들과의 시합에서 느끼기도 한다. 한 해라도 젊은이들과 상대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는 내가 가장 젊었다. 그 덕인지 우승도 했었다. 더욱 이번 게임의 참패가 크게 다가온다.

부상도 제자리로 돌아와 완쾌를 바라보고, 패배도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해 준다. 부족한 부분의 보완을 위해 하나하나 되짚어 본다. 자, 이제 다시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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