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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Mar 24. 2023

문학 칼럼72(한국 문학)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이 묻는  당신의 하늘은 어떠한가

[문학칼럼]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이 묻는  당신의 하늘은 어떠한가

민병식


현덕(1909- ), 본명은 현경윤(玄敬允)으로,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고무신’이 가작으로 뽑혔고, 소설가 김유정(金裕貞)을 만나면서 문학에 전념해,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 이 때부터 1940년까지 본격적으로 소설과 동화를 발표하였다. 소설·동화 ·소년소설 등 작품 전반에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게 배어나는데,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

동맹(카프)이나 구인회(九人會) 등 문학단체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다. 한국 전쟁 중 월북해 1951년 종군 작가단에 참여하였고, 주요 작품에는 단편소설 ‘남생이’, ‘경칩’, ‘층’, ‘녹성좌’, ‘군맹’, 동화 ‘고무신’, ‘개구쟁이 노마와 현덕의 동화나라’ 등이 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문기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 때문에 어려서부터 작은아버지 집에서 자라게 된다. 어느 날 문기는 숙모의 심부름으로 정육점에 심부름을 간다. 1원을 냈는데 10원으로 착각하여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수만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한다. 수만은 문기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는데 1원에 해당하는 거스름돈을 숙모에게 주고 숙모가 아무 말이 없으면 그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것이다. 문기는 수만이 시키는 대로 거스름돈으로 공과 쌍안경 등의 물건을 사고 군것질도 한다. 그러다가 옷장안에 보이지 않던 물건이 숨겨져 있고 문기의 행동을 이상히 여긴 삼촌에게 불려가 꾸중을 듣던 문기는 수만이가 준 물건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문기는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다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게 된 문기는 거스름돈으로 산 물건들을 버리고 남은 거스름돈을 고깃간 집 안마당에 던져 놓고 돌아오면서 홀가분함을 느낀다. 그리고 수만에게 더 이상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만은 문기가 그 돈을 혼자 쓰려 한다고 생각하고 동네 벽과 교실 칠판에 문기가 도둑질을 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낙서를 하는 등 문기를 계속 따라다니며 돈을 내놓지 않으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문기를 협박한다. 협박을 이기지 못한 문기는 숙모의 돈을 훔쳐 수만에게 주고 숙모는 그 돈을 아랫집 심부름 하는 아이 점순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누명을 쓴 점순을 쫓겨나고 만다. 다음날 수신 시간에 ‘정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담임 선생님께 잘못을 털어놓을 것을 결심하고 선생님 댁을 찾아 간다. 그러나 아무 말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문기는 삼촌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이 작품은 도둑질의 유혹에 빠진 소년이 양심의 회복, 도덕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나약한 인간의 심리와 도덕적인 양심과의 갈등에서 승리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세상도 그렇지 아니한가. 무엇이 공정이고 무엇이 정의인가. 맑은 하늘을 제대로 다 쳐다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가끔 흘끔거릴 정도도 되지 않는 마음들이 부끄럽다. 우리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정치를 비판하고 사회를 개혁하려고 해야한다. 스스로의 마음은 깨끗하지 않으면서 남을 비판한다는 것, 그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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