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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Mar 29. 2023

문학 칼럼79(영미 문학)

플란다스의 개', 동화에서 깨닫는 천국으로 가는 길

[문학 칼럼] '플란다스의 개', 동화에서 깨닫는 천국으로 가는 길

민병식


우리가 어린 시절 동화책으로, 만화 영화로 누구든 몇 번씩은 경험했을 ‘플란다스의 개’ 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인 필명은 위다, 본명은 메리 루이스 드 라 라메(1839. 1. 1~ 1908. 11. 25.)가 1872년 발표한 작품으로 벨기에 북부 안트베르펀을 여행하던 작가가 안트베르펀 대성당에 있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작품을 구상하였고, 평소 개를 좋아해서 벨기에 종인 '부비에 데 플랑드르'종을 모델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여러 조사 결과 실제 작가가 이 마을을 여행하였고 아로아의 모델로 보이는 12세 소녀 등이 있었던 것도 밝혀지고 있다.


그러면 루벤스 어떤 화가 일까. 17세기 바로크(Baroque)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바로크는 종교개혁 이후 손상된 가톨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로마를 중심으로 시작된 미술로 웅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장식으로 대표된다.  


이 작품은 일본의 쿠로다 요시오(黒田昌郎) 감독이 52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1975년에 방영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1976년에 TBC에서, 1981~1982년에 KBS 1TV에서 방영되어 19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다


플란다스 지방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네로는 늙은 개 파트라슈를 키우고 있다. 술만 먹으면 일을 심하게 시키고 몽둥이로 때리기 까지 했던 전 주인에게 버림받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것을 네로와 그의 할아버지가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주고 죽을 먹이는 등 돌보아 주고 파트라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한 식구가 된 후 우유수레를 끌며 행복하게 산다.


할아버지는 늙고 병들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운명을 달리하고 어린 네로는 파트라슈와 함께 우유배달을 하며 그런대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나 화가를 꿈꾸던 네로는 친구이며 그림 모델이었던 아로아가 있었으나 아로아의 아버지 한스는 가난한 네로를 싫어한다. 어느 날 한스의 방앗간에 원인 모를 불이 나고 한스는 네로를 의심한다. 동네 사람들도 모두 네로를 외면하고 네로는 불은 지른 범인으로 지목되어 우유배달마저 못하게 되자 집세를 내지 못해 굶주리고 집에서 쫒겨나게 된다. 네로와 파트라슈는 눈 속을 무작정 걷던 중 눈 속에서 한스의 지갑을 발견하게 되고 네로는 이 지갑을 가지고 한스에게 찾아가 파트라쉐가 이 지갑을 찾았으니 돌보아 달라고 편지를 남기고,  혼자 길을 떠난다. 파트라슈는 네로를 찾으러 눈 속을 달려가 결국 성당에 쓰러져 있는 네로를 발견한다. 네로와 파트라슈는 함께 그곳에서 영원히 눈을 감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크리스 마스 이브에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던 그림 루벤스의 그림 '성모승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를 보면서 눈을 감은 네로와 파트랴슈.. 결국 세상에서 자신에게 지워진 짐을 내려놓고 천국으로 간다는 의미 아닐까.


이 작품이 쓰여졌을 무렵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에 의해 급속도로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가난했던 네로는 루벤스의 그림들을 보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보지를 못했다. 결국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 그림을 볼 수 있었는데,

사진 네이버(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작가는 아로아의 아버지처럼 부와 권력을 가진자가 못가진자들의 위에서 군림하며 멸시하는 태도를 비판하려했고, 우유 배달하는 소년이 불을 지르는 행위를 할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네로에게 차갑게 대하는 마을 사람 들의 태도를 통해서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결정적 차이라고 묘사하며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었다. 가난하지만 꿈과 이상을 품고 살아가는 네로 같은 아이가 제대로 꿈을 이룰 수 없는 사회, 열심히 사는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사회를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화가가 되고 싶었던 네로,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 앞에서 희망은 없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이 동화는 결국 네로가 죽은 후에야 마을 사람들이 후회하고 슬퍼하듯이 이 시대의 사람 들이 권력과 물질과 명예를 쫓으며 가난한자, 어려운 자들을 외면하는 오늘 날의 각박한 세상에 경종을 울린다.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진 네로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지만 파트라슈와 함께 천사들에게 올려져 천국에 올라가는 것을 통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을 깨달아야할 듯하다.

전체 사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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