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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Apr 07. 2023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그 남자'

[문학칼럼]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되었나'에서 보는 고립의 시대

민병식


김영하 작가는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등장하며 소설가로 대중들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만, TV 출연 이전에도 이미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인기 작가였다. 이 작품은 김영하 작가의 1999년도 작품이며 제44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소설집 '엘리베이터에 끼인 그 남자는 어떻게되었나'에 세번 째로 실린 단편이다. 작품은 한 남자의 하루의 일상을 빠르고 긴박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의 아침은 순탄하지 않다. 아침 출근 전부터 무려 6천원이나 하는 면도기가 부러져 면도는 반만 하고 출근하는 가운데 엘리베이터는 오지 않는다. 십 오층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던 중 육층과 오층사이에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의 다리가 보인다.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가 신고하려 하지만 아파트 경비는 보이지 않는다. 버스정류장으로가 주변 사람들에게 핸드폰을 빌려 신고하려 하지만 사람들은 핸드폰을 빌려주지 않는다. 게다가 지갑을 가져나오지 않아 버스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중앙선을 넘어 트럭이 돌진해와 버스를 들이

받고 그자리에서 버스기사는 죽고 아수라장이 되었다. 핸드폰이 없다고 하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 전화를 한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도착했지만 그의 엘리베이터 이야기는 들어주는 이는 없다. 이윽고 다음 버스에서는 치한으로 내몰린다. 힘겨운 출근길 끝에 회사 엘리베이터에 탔지만 이번에는 주인공이 회사 엘리베이터에 갇힌다. 비상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오지 않고 겨우 구두를 문 틈 사이에 넣어 같이 갇혔던 회사 직원 미스 정을 힘겹게 내보내고 도움을 약속 받았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겨우 주인공도 탈출하지만 기름투성이 꼴은 말이아니고 겨우 회의에 늦지 않게 도착해 아이디어를 발표했지만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오라는 말을 듣고 발표는 휴지조각이 된다. 길었던 하루를 끝내고 아파트로 돌아왔는데 엘리베이터는 정상적으로 작동중이고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를 묻지만 아는 이는 누구도 없다.


‘살다보면 이상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아침부터 모든 일이 뒤틀려 간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하루 종일 평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한 일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하나씩 찾아온다. 내겐 오늘이 그랬다.’

-본문 중에서


주인공이 출근 길에 보았던 엘리베이터에 다리가 낀 남자는 누구인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주인공은 119에 신고한다고 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자신도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같은 상황을 겪는다. 둘이 힘을 합해 먼저 탈출시킨 여직원은 그냥 가버렸다. 버스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은 핸드폰을 빌려 달라는 요청에는 관심도 없다가 ‘나’에게 목격자 진술을 하라고 요청한다. 경찰은 엘리베이터 사건을 관심도 없고, 엘리베이터에 낀 사람 얘기만 하는 ‘나’, 그리고 끝까지 휴대폰을 빌려주지 않는 사람 들, 같이 갇혀 있다가 혼자만 가버리고 그걸로 끝인 미스정, 모두가 타인의 일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중심적이다. 이러한 장면 들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자신만 아는 현대인들의 이기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타인을 고립시키는 단절사회를 만든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이기와 무관심을 통해 현대사회와 현대인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엘리이터에 끼인 사람으로 상징할 수 있는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혹시 내가 엘리베이터에 끼인 남자처럼 위기 상황에서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적은 없는가. 자신밖에 모르는 모두가 타인인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가는 어떻게 사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따뜻하게 만드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소설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ㅊ사진 전체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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