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 Apr 13. 2023

점점 가벼워 지는 것들에 관하여

박상영 '햄릿 어떠세요?'

[현대소설] 박상영 '햄릿 어떠세요?'에서 보는 점점 가벼워 지는 것들에 관하여

민병식


박상영(1988 ~ ) 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성균관대 프랑스어문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공부했다.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작품으로는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산문집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 등이 있으며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제10회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제11회 허균문학상, 이효석 문학상, 신동엽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작가의 첫 소설집인 ‘알려지지 않은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 실린 단편으로 20대 연인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은 현재 스물한 살의 여자다. 중3 때 아이돌 연습생을 시작했고, 5년 동안 두 번이나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데뷔 조에 발탁되었다가 끝내 탈락했다. 결국 등록금만 내고 자퇴했던 대학으로 돌아와서 두 번째 신입생이 된다.


'연극과 문화'라는 수업에서 연극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연영과 학생들끼리 같은 조가 되고, 주인공과 연영과가 아닌 학생들만 남는다. 그때 ‘곰곰’이라는 남학생이 주인공에게 “햄릿 어떠세요?”라고 묻는다. 이를 계기로 남은 학생들은 햄릿을 공연하게 되는데 완전 망했다. 뒷풀이에서 곰곰이가 고백을 하고, 주인공은 별로라고 생각하면서도 곰곰이와 사귀게 되면서 반 지하방에서 같이 살게 된다. 곰곰이는 술을 마시면, 자꾸 자기 자신을 때리며 학대한다. 결국 자살 시도를 한다.


주인공은 떠나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곰곰이가 '나, 정말 네가 필요해, 네가 필요해. 내 삶에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라느 말에 차마 떠나지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


곰곰은 어학원 학원강사를 하게 되는데 점점 학생수가 늘어서 생활형편이 나아졌다. 점점 자리를 잡아가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주인공은 아직도 곰곰에게 자신이 필요한 사람인지 의심을 갖게 되고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느껴 말없이 집을 나온다.


주인공은 장수 연습생을 모아서 새로운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출연 제안을 받는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거기에서 ‘이모’라는 별명을 얻고 데뷔 내정자로 소문이 나지만 또 탈락하고 만다. 탈락을 예감한 무대에서 주인공은 곰곰과 했던 햄릿 무대를 떠올린다.


대학교에 재입학한 주인공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곰곰이었다. 주인공은 자신이 대체 가능한 연습생이었던 것처럼, 곰곰도 자신에게 대체 가능한 남자일 뿐이라고 여겼다. 자신을 더는 필요로 하지 않다고 느끼며 곰곰을 떠나지만 후에 곰곰은 주인공에게 대체될 수 없는 남자인 것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사랑하는 사람은 내게 필요한 사람, 없어서는 안될 사람, 상대에게 꼭 있어주어야 할 서로이다. 충분 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인 것이다. 이것은 비단 사랑에게만 적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꼭 내게 필요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내가 힘들 때,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이다.  살다보면 우리는 깜깜한 어둠속에서 떨어지는 위기나 혼자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것은 인간관계일수도 있고 경제적 빈곤일 수도 있으며 정신적인 혼란의 상태일수도 있다. 그때 외면하지않고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 근심스런 눈으로 지켜보며 바라봐 주는 사람, 상대를생각하는 진실한 마음이 필요하다.  점점 더 가벼워져 겁나는 것은 어려운 경제 환경속에서 달랑거리는 빈 지갑 뿐만이 아니다. 쉽게 변하고 쉽게 등돌리며 믿지 못하는  간사한 인간의 마음이다.

사진 전처 출처 네이버
작가의 이전글 문학 칼럼86(스위스 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