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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Aug 16. 2023

사랑의 메신저

한결의 반전콩트 4

[콩트] 사랑의 메신저

민병식


출중한 외모에 도도한 자태, 적당한 볼륨을 갖춘 남자라면 누가 보아도 말을 걸어보고 싶은 스타일리쉬한 여자였다. 나이는 어렸지만 회사에서는 선배, 메신저로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꼭 둘만의 데이트를 하는 듯 싶었다. 그렇게 우리의 김장철 사원, 나이어린 선배, 김정은 대리에게 푹 빠져버렸다.


금요일 아침이다. 장철은 김정은 대리에게 어떻게 데이트 신청을 할지 골똘히 생각한다.


'오늘 저녁 같이 하고 싶습니다.'  이건 너무 딱딱하고'


'평소 좋아했는데 데이트 하고 싶습니다' 이것도 아닌 것같고'


'내가 종로3가에 '와규' 잘하는 집 아는데 오늘 남친이랑 데이트 없으시면 같이 식사하러가요, 제가 쏠게요'


'요거다'


남친이 있는지 슬쩍 알아보면서 맛난 음식으로 미끼를 던지면서 바로 대답을 얻을 수 있는 날카롭고도 정확한 10점 만점에 10점 짜리 문구였다.


출근하자 마자 그녀에게 메신저로 문구를 날린다.


"애인은 없구요. 음 저도 '와규'무지 좋아해요. 장소 알려주세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답장이 온다.  


'앗싸! 그린 라이트' 우리의 장철, 두손을 꼭 쥐고 쾌재를 부른다.


약속 장소에 들어섰다. 김정은 대리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듯하다.  밖이 보이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우리의 김장철 씨,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며 행복에 젖는다.


"김장철씨 저 왔어요"


그의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여인은 김정은 대리가 아닌 그녀의 윗 자리에 앉아 있는 회사에서 성질드럽다고 소문난 비자발적 독신녀 오지나 과장이었다.


"!"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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