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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Jan 05. 2024

아버지 생각

한결의 사랑 시 산책 9

아버지 생각

한결


갑자기 내린 비에

길거리 말라붙은 껌보다

더 바짝 땅에 붙어있는 젖은 신문지가

헤지고 찢어질 때까지

종이에 적힌 글씨를 못알아 볼 때쯤 비가 멈추었다

음습한 한기가 어김없이 신발 밑창을 파고 들어

질척질척 스며들 때

양 어깨를 한없이 내리 눌러도

내려놓을 수 없는 삶의 무게 들로 휘청거릴 때

문득 아버지가 생각났다

쏟아 붓는 비를 막아본다고

우산을 쓰고 뛰어가보기도 하지만

결국 온몸이 축축해지고

젖은 양말의 찝찝함이

온 몸에 느껴지는 기분을 꾸욱 꾸욱 참고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워

아무데나 앉아 쉬고 싶을 때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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