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 Jan 25. 2024

생(生)

사랑 시 산책 14

생(生)

한결


허무가 빠져나간 가슴 한 자리에

눈 발이 들이친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세상

회색의 공간을 흰 색으로 채우고

생각이 깊어져 걷기 힘든 날엔 길을 잃는다

기쁨과 슬픔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도승이 되어야알까

벚꽃 잎 흩날리며 내뿜는 향기가

어느 날 갑자기 멈추듯

삶은 역설적인 정지를 하기도 한다

살아야함은

오늘을 살아내야함은

살아있기 때문이 아닌

살아있음이 간절하기 때문

꽃은 꽃대로 피고 지는 것이 간절하고

바람은 바람대로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간절할 것이다

어차피 생은

뜨거워지기 전에 뜨거워진 후에라도

피할 수 없는간절함과 허무함의 반복

태초에 정해진 지구의 자전과

옛부터 흐르는 강물 같은 것이기도 하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작가의 이전글 벙어리 장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