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세상 비판

김희선 단편 '라면의 황제'

by 한결

김희선 단편 '라면의 황제'에서 보는 거짓말 세상 비판

민병식


김희선(1972 - ) 작가는 춘천에서 태어나 강원대 약학과와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수료했다.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단편소설 ‘공의 기원’으로 2019년 제10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소설 ‘무한의 책’ 등이 있다.


라면이라고 하면 한국인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식품 중 하나다. 그런데 그 라면이 갑자기 우리 곁에 사라진다면 어떨까. 작품은 이런 라면이 사라진 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인간에게 유해하고 심지어는 폭력성을 증가시키고 정신질환까지 일으킨 다는 이유로 라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시대, 이에 대항하는 라면추종자

들에 의해 라면동호회가 생긴다. 이들은 라면계의 전설 같은 인물을 찾던 중 27년간 오로지 라면만 먹었다는 기수 씨를 마침내 발굴해 내는 쾌거를 이루고 김기수 씨가 왜 그렇게 라면만을 먹게 됐는지를 추적한다.


김기수 씨는 라면만 먹으며 오래 버티기 기네스북 기록을 수립할 뻔 했으며 30세가 되던 해 가을, 즉, 그가 시장 안쪽 골목에 처음으로 분식집을 내던 1986년부터였는데 증언에 의하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것도 계란과 파를 듬뿍 넣은 라면이었다는 라면계의 역사적 인물이다. 그렇

다면 김기수 씨는 왜 라면만을 먹고 살았을까. 김기수 씨가 들은 구청강좌의 내용 중 ‘만일 두 가지 일이 우연히 동시에 일어난다면 거기엔 우리가 알 수 없는 운명적 관계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 이유가 그것이다. 그의 생일이 1957년 8월 25이 이었고 그 날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스턴트 라면이 생산된 역사적인 날이라고 한다. 이것이 라면동호회 사람 들이 밝혀낸 김기수 씨가 27년간 라면만 먹고 산 필연적 이유였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김기수 씨가 낸 ‘내 영혼의 라면 한 그릇은’을 출판했을 때 출판사가 부도가 났고 그 책들이 폐지수집상에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를 라면 공장의 마지막 직원이었던 인호의 아버지가 여러 직장을 떠돌다 폐지수집상을 해왔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아들에게 폐지수집상을 물려주고 물러났다. 폐지수집상에 들어왔던 김기수 씨의 ‘내 영혼의 라면 한 그릇’이 현재 폐지수집상인 인수에게 뜨인 것이다.


김기수 씨는 왜 라면만 먹고 살았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만두가게 노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이유? 아니 그거야 당연한 거잖아. 라면 가게를 하니까 하루 세끼 라면만 먹은 거지. 난 지금도 하루 세끼 만두만 먹는다고.”

-본문 중에서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라면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진짜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로 사라진 것일까. 라면을 먹으면 폭력적이 되고 반사회적 인물이 된다는 매스컴이 떠들어 대는 세간의 소문 때문일까. 또한 라면 동호회의 김기수 씨에 대한 추적 내용은 모두 진실일까. 그가 라면을 먹은 이유가 진짜 운명적인 사명감 때문이었을까.


작품은 과연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모두가 사실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하면서 바로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조장하며 가짜 뉴스를 퍼뜨려 이에 망가지는 힘없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의 가벼운 세상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 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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