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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n 20. 2020

코스모스 / 독후감95

COSMOS

 책 들고 다니느라고 일주일 동안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책 무게가 2kg이 넘는다.

지구도 아닌 우주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책 무게 또한 클라쓰가 남다르다. 어깨 튼튼했던 학창 시절엔 뭐하고 오십견이 올 나이에 지구도 궁금하고, 우주도 궁금해져서 일주일 동안 팔 빠지는 줄 알았다. 더 늦지 않게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나에게 더할 수 없는 행운이었다.




 책 제목 [코스모스 Cosmos]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며 카오스 Chaos(우주가 발생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상태)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인간과 우주는 연결되어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이 관련돼 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본 우주가 아닌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코스모스를 배운다는 것은 겸손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빛은 1초에 지구 7바퀴를 돈다. 빛이 1년 동안 지나간 거리를 하나의 단위로 삼아 1광년이라고 부른다. 지구에서 10억 광년 내에 있는 은하들 중에서 가장 밝은 것 100만 개만을 골라 12년이 걸려서 은하 지도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은하 1개는 1,000억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다.

 좀 더 스케일을 키워본다면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 개 있고(지구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의 은하들이 널려 있다는 뜻이다),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별의 수는 1000억 개 곱하기 1000억 개다. 엄청 엄청 엄청 많다는 의미다.

 우리는 1,000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인 은하수 은하 Galaxy에 살고 있다. 은하 안에 1,000억 개의 별 중의 하나인 지구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지구 이외의 세상에 생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코스모스를 배운다는 것은 감사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고 많은 별 중에 현재까지 우리가 생명이 서식한다고 알고 있는 행성은 지구밖에 없다.

인간은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지구에만 있다.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본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한 삶이다.



 코스모스를 통해 우리에게 겸손과 감사를 가르쳐준 작가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 은 지구에 사는 지구인의 궁금증도 풀어준다. 지구 안에서의 궁금증이 풀려야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돼야 우주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떻게 생겼을까? 지구는 정말 공전하는 것일까? 지구 반대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지구의 생명 현상의 뿌리는 무엇일까? 이와 같은 질문들과 해답이 모두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그런 면에서 [코스모스]는 밤하늘만 바라보는 천문학 책이 아니다. [코스모스]는 인류 전체의 역사책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면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해도 보고, 달도 보고 우리가 친근한 순서대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등등.

목성은 그 안에 지구를 1,000개 정도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가정용 오븐의 최고 가열 온도보다 더 높다. 대략 480도 정도로 높고 대기압은 90 기압으로 지구 대기에서 우리가 느끼는 압력의 90배이다. 살 수가 없다.

화성은 지구보다 작지만 지구화 terraforming 할 수 있는 조건이 높다. 그래서 엘론 머스크 Elon Musk도 화성에 가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이 꿈인가 보다.


 주변을 둘러보게 되면 교훈을 얻게 된다. 때론 비교는 훌륭한 스승이 된다. 

생존할 수 없고, 살기에 척박한 행성들을 보면서 살기 좋은 천국과 같은 지구도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초원과 밀림을 파괴함으로써 지옥과 같아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태양 중심 핵 부분의 수소 핵융합 반응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핵반응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도 유한하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헬륨의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겠지만 결국 수십억 년 후 태양도 죽을 것이고 이에 따라 지구도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결국 태양이 가졌던 초기 질량의 거의 반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질 것이다.

 우리는 우주의 끝이 어디인지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태양을 머금은 우주는 팽창하는 우주인지, 아니면 팽창과 수축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진동 우주인지 모른다. 블랙홀을 통해 먼 미래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칭찬받을 만한 업적도 있다.

핵탄두를 적국으로 날려 보내려고 만든 로켓 추진체를 이용해서 행성에 탐사선을 보내기 위한 로켓으로 사용한다.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알아낸 방사능 에너지 기술로 바이킹과 보이저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한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유도하고 추적하거나 적의 미사일 공격에서 자국을 보호하는 데 쓰이는 전파 기술과 레이더 기술이 행성 탐사용 인공위성을 유도하고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주 외계인과 연락하기 위해 애쓰는 대화하기를 원하는 지구인이다.


 하지만 때론 정작 우리끼리 지구인끼리는 대화를 꺼리고 있음을 인정한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우주에 달랑 지구는 하나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하나이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 미워하고 싸우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주에서 아무도 지구를 우리를 대변해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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