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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n 27. 2020

쟁점을 파하다 / 독후감96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구상

 책상에 앉아 메모를 하다가 무심코 오른쪽에 있는 책장을 바라본다.

2013년에 읽었던 책들이 꽂혀 있는 구간이다. 법륜 스님! 무엇이든 대답 잘해 주시는 스님!

책 표지에 살짝 도드라지게 크게 쓰여 있다. 화쟁和諍!

이미 답은 표지에 나와 있구나! 저것이 하고 싶으신 말씀이구나! 읽어보자!

和는 화해, 화합의 ‘화’ 자이고, 諍은 언쟁할 때의 ‘쟁’이다. ‘화쟁’은 다양한 종파와 이론적 대립을 소통시키고 더 높은 차원에서 통합하려는 불교 사상이다.

책 제목 ‘쟁점을 파하다’라는 문장은 다툼과 충돌을 쳐부수어 이기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무엇이든 물어봐도 무엇이든 대답을 잘하신다.

막상 대답을 들어보면 너무나 기본적인 진실들이라 허무할 정도지만 대답을 듣기 전까지 고민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어떻게 그는 즉문즉설 할 수 있을까?

 사회에 발생하는 모든 이슈(쟁점)에 관해 법륜 스님처럼 명확한 견해가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명확한 견해는 자신의 말을 명확하게 해 줄 것이며, 주변에 전달되고 전파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더욱 견고하게 확립될 수도 있지만, 반대 의견을 통해서 수정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생각의 씨앗으로 시작된 견해나 구상은 대화의 씨앗이 되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사회의 어른이라 인정하지 않을까?


 반면에 나는 견해가 없다. 솔직히 말하면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슈에 대해 나의 손익이 연관되지 않는다면 관심이 없다.

법륜 스님은 사회의 어른으로서 한국 사회의 리더십, 정치, 경제, 고용, 개발과 보존, 복지 그리고 국제결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다문화 사회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개인의 견해인 것이다. 무조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법륜의 해법보다는 그가 견해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의 가치를 찾는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냥 법륜 개인의 견해가 아닌 ‘시대정신을 읽고 공동체 이익을 추구하는 견해’를 피력했다는 부분에서 나는 이 책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열심히 공부하고 고등고시에 합격해서 부장검사가 된 사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공한 삶이지만 해방이 되자 하루아침에 역사의 죄인이 돼버렸다.

일제시대라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공동의 과제이자 시대정신은 독립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열심히 해서 목표도 달성하고 성공했는데 결국에는 실패로 마무리된다면 이것만큼 억울한 게 없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5.16 쿠데타나 인권탄압은 잘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그를 좋아한다. 왜냐면 그 시절 가장 중요한 공동의 과제이자 시대정신은 빈곤퇴치였기 때문이다.

잘못은 했어도 시대정신에 부합된 면이 있다면 그 부분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아직도 많은 부모님 세대가 그를 좋아한다.

 1980년대 시대의 요구는 민주화였다. 그래서 그렇게 대학생들은 공동체 이익을 위해 데모를 했다. 밥도 밥이지만 자유가 중요했던 시절이다. 그들도 데모했던 시절 덕분에 현재 재평가를 받고 있다. 그들 중의 많은 이들이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시대의 시대적 요구는 무엇일까?

법륜 스님이 이야기하는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양극화 해소가 우선이다. 그리고, 평화와 통일이다. 개인적으로 무엇을 노력하든 이와 같은 시대정신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함이다.


 2012년도의 책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시대의 문제가 현재의 문제들과 다르지 않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란 의미일 수도 있다.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과 같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본인의 견해와 해법을 적어 놓았다. 그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내 마음에 들어앉은 한 문장으로 독후감을 마무리하고 싶다. 이는 화쟁和諍 할 수 있는, 쟁점을 파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공정하면 설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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