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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l 04. 2020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 독후감97

하워드 슐츠가 감탄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1조 매출의 비밀

 1999년 1호점을 오픈한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0년까지 327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과거 10년 동안의 매장 오픈 속도보다 4배 빠르게, 연평균 1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하는 ‘미션 800’이라는 목표가 주어졌다. 여기에 매장 200개를 더해 ‘미션 1000’이라는 목표를 스타벅스 코리아 자체적으로 세웠다. 그리고, 한국의 2020년 현재 매장 수는 1,400개이다.




 큰 건물마다 커피숍이 있다. 작은 건물에도 커피숍이 있다. 어느 경우에는 커피숍들이 있다.

포화가 될 만도 한데 계속해서 커피숍들은 생긴다. 더구나 스타벅스 매장을 입점시키고 싶은 건물주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스타벅스 지원 센터로 전화를 걸어온다. 왜 이럴까?

 스타벅스 매장은 왜 항상 사람들로 북적일까? 1,500원, 2,000원 하는 커피숍을 마다하고 왜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만날까? 눈만 뜨면 보이는 스타벅스 매장의 커피를 조금은 더 재미있고 맛있게 마시기 위해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다.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혹시 나도 건물주가 되어 스타벅스에 입점 신청을 하기 위해 지원 센터로 전화를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ㅋㅋ



 글로벌 스타벅스에서 개발되고 공급되는 글로벌 MD merchandise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인 기호에 맞는 디자인의 MD를 개발하기 위해 디자인팀을 신설했다. 제헌절을 기념하는 ‘봉산탈춤 텀블러’, 삼일절에 출시한 ‘무궁화 텀블러’, 한글날을 맞아 출시한 ‘한글 머그’ 등이 있다.

 글로벌 스타벅스에서 개발되는 새로운 음료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테스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료 개발 전담팀에서 자체 개발한 음료들도 제공한다. 아침식사를 겨냥한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 주스’, 한국에서 생산된 녹차와 우유를 혼합해 만든 ‘그린티 라테 프라푸치노’, 문경에서 생산하는 특산품 오미자청을 가미해 만든 ‘문경 오미자 피지오’ 등이 있다.


 조금 더 깊게 스타벅스를 알아보자.

매장의 후보지 선정을 위한 ‘스타벅스 국토개발계획 지도’를 그렸다. 지하철역과 신설 후보 역의 개수를 파악하고 역의 규모에 따라 오픈 가능한 매장 수를 계산했다. 버스 정류장의 수도 조사했다. 대형 빌딩의 수도 조사했다. 공연장, 영화관, 스포츠 시설, 공원, 관광지, KTX, GTX, 공항, 터미널 등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장소를 조사해 지도에 도식화했다. 판교, 동탄, 김포 한강, 파주 운정 등 정부가 주도하는 국토개발계획에 따라 건설되는 모든 신도시도 포함했다. 이를 근거로 실제 개발이 시행되는 시점을 고려해 연도별 매장 오픈 계획 기초를 만들었다.


 임차료가 상승하면서 매장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 도입의 타당성을 연구했다. 운전자의 50% 이상이 40~50대 중·장년층인데 반해 스타벅스의 주 고객층은 20~30대 젊은 여성이다.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층이기도 하다. 차량이 많이 모이는 곳을 조사하기 위해 전국의 주유소와 관광단지를 조사했고 후보지 중 보문단지에 한국적 전통 가옥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를 갖춘 드라이브 스루 1호 경주보문로DT점을 오픈했다. 과감한 블루오션의 개척이며, 드라이브 스루 매장 주문 비율은 매장 전체 주문 비율의 30%를 넘어섰다.


 또 하나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독자적인 시스템이 있다.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해 마시다 보면 컵 측면에 부착된 라벨 스티커를 볼 수 있다. 이 안에 제조되는 음료가 누구의 것인지, 몇 명이 주문했는지, 누가 주문을 받았는지, 음료의 크기는 어떤지, 얼음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우유 종류는 무엇인지, 시럽은 몇 번 넣어야 하는지를 모두 알 수 있다. 고객의 오더 내용이 요약되어 실시간으로 컵에 부착된다.

동시에 이 정보는 제조하는 파트너에게 전달되어 고객이 결제를 하고 있을 때 이미 고객의 음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주문과 동시에 정보가 POS로 전달되기 때문에 음료 제조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스타벅스가 정한 표준 음료 제조 시간을 초과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음료를 다시 제조해 제공해야 한다. 최고의 품질을 유지한 음료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혁신팀을 통해 만들어진 음료 제공 시 고객의 닉네임을 불러주는 ‘콜 마이 네임 Call My Name’ 서비스도 있다. 고객이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등록한 닉네임을 불러주는 것이다.

졸린 오대리, 스벅 죽돌이, 내가 여기 사장, 이름만 송혜교 등 재미있는 닉네임들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마케팅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이렌 (바다의 신으로 스타벅스 커피의 로고이기도 함) 오더 Siren Order란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과 동시에 결제까지 할 수 있는 O2O Online to Offline서비스로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대에 음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온라인 주문과 음료 제조의 시간 차를 잡기 위해 고주파음을 사용한다. 스타벅스 매장은 각기 주파수가 다른 고주파 신호를 매장 안에 내보낸다. 이 신호는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스마트폰 마이크는 인식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이 이를 인식하면 어느 매장에 들어왔는지 정보를 POS로 전달하여 제조를 시작한다. 사이렌 오더의 결제 비율은 총결제의 10%를 넘어섰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매출이 1조 원이니 1,000억이 넘는다는 의미다.




책을 읽으니 스타벅스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 코리아가 보인다.

스타벅스의 사명은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 이를 위해 한 분의 고객, 한잔의 음료, 우리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 그 사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느껴진다. 그것이 전달되어 우리는 스타벅스에 가기를 즐겨한다.

 스벅 홈피에서 닉네임을 등록하고 날씨도 더우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하러 가야겠다.

닉네임은 조용히 ‘정우성’을 적기로 한다. 콜 마이 네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정우성 고객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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