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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Aug 08. 2020

모두 거짓말을 한다 / 독후감102

EVERYBODY LIES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은 ‘깜둥이’라는 구글 검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이다.

흑인 대다수는 투표에 참여해서 트럼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여론조사에 답했지만 흑인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투표 정보를 구글에 검색해본 빈도는 현저히 낮았다. 선거 당일 클린턴은 흑인의 낮은 투표율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

 구글 데이터는 누가 실제로 투표를 하러 나올지 알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 절반 이상이 선거 직전의 설문조사에서는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해서 투표율 예측을 왜곡한다. 반면, 선거 전 몇 주에 걸쳐 ‘투표하는 법’. ‘투표 장소’가 구글에서 얼마나 검색됐는지 살펴보면 어떤 지역의 투표율이 높을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검색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를 예측할 수 있을까?

단순히 어떤 후보를 자주 검색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검색하긴 하지만, 싫어하는 후보도 많이 검색한다.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 클린턴 여론조사’를 검색했고, 어떤 사람들은 ‘클린턴 트럼프 토론’의 주요 부분을 찾아봤다.

 사람들은 두 후보의 이름을 포함한 검색어를 입력할 때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앞에 두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클린턴의 승리가 점쳐지던 중서부의 주요 주에서 ‘트럼프 클린턴’이 ‘클린턴 트럼프’보다 많이 검색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여론조사 결과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올렸고, 이는 그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의 지지층은 어디서 나타났을까?

‘깜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구글 검색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도와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율을 보여주는 지도는 비슷한 빈도를 보여준다. 트럼프가 성공적인 후보자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큰 단서는 은밀한 인종주의였다. 구글 검색은 미국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악의와 혐오를 드러내 줬다. 검색 데이터는 우리가 여론 조사에 의지하는 학자들과 저널리스트들이 생각하는 사회와 매우 다른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자! 당신은 모니터 앞에 키보드를 가지고 익명성匿名性을 얻었다.

완벽하게 익명으로 채팅을 할 수도 있고, 구글로 검색도 할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다. 더구나 우리는 매우 이상한 것을 고백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때론 구글 검색창에 질문이 아닌 고백을 하기도 한다. 의외로 자주!

‘사장이 끔찍하게 싫어요’, ‘완전히 취했어’, ‘아빠가 나를 때렸어요’와 같이 자신의 마음을 입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자취를 남기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이면 결국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


 구글 검색의 힘으로 단어 ‘하나님’의 검색 빈도는 일요일에 가장 높았으며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근본주의 개신교가 강세를 보이는) 남부이고, 닉스 Knicks (프로 농구팀 ‘뉴욕 닉스’)가 뉴욕에서 인기가 많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적절한 대상에 끌린다는 (우리 자신도 모르거나 인정하기 싫은) 성적 취향이나 검색어 조합으로 실업률을 추적할 수 있다는 (실업률이 높은 지역의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검색어는 포르노 사이트였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시간이 많을 것이고 그들 대부분이 집에서 혼자 무료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멀쩡하게 보이기를 원한다.

설문조사가 대부분 익명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특정한 온라인 소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곳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인정하게 한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자백약으로 기능한다.

구글 검색이 그토록 귀중한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솔직한 생각을 내놓기 때문이다.

절대다수의 흑인은 편견에 시달린다. 경찰의 제지, 구직 면접, 법원 판결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증거도 충분해 보이지만 스스로 인종주의자라고 인정하는 백인은 극히 소수다. 그 결과로 은밀한 인종주의 덕분에 우리는 매일 TV에서 트럼프를 볼 수 있다.




 이제 슬쩍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미국의 전 재무장관까지도 궁금했던 질문이다.

이렇게 신뢰성 있고 통찰력이 충만한 빅데이터로 주식시장도 예측이 가능할까?

책에 명확하게 나와있는 답변을 공유한다. ‘한마디로 답하면 불가능하다.’ 안타깝다!!

 작가는 ‘구글 트렌드’라는 도구를 가지고 이 책을 쓸 만큼 똑똑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는 빅데이터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을 끝까지 읽는지에 대한 자료까지도 확인했다. 어떤 소설은 끝까지 읽은 독자가 90퍼센트가 넘었지만, 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의 [21세기 자본 Capital in the 21st Century]를 끝까지 읽은 사람은 겨우 3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도 책의 첫 50페이지에 심혈을 기울여서 글을 적은 듯하다.

서문의 내용이 근래에 보기 드물게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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