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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Oct 24. 2020

히트 리프레시 / 독후감113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혼을 되찾은 사티아 나델라의 위대한 도전

 빌 게이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는 적어도 나에겐 존재감이 없었다.

2014년 새로운 CEO를 맞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 링크드인 Linked in을 인수했는지도 몰랐다. 당연히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근래에는 틱톡 TikTok을 인수한다는 소식이나 또 다른 독일 다국적 기업인 지멘스 SIEMENS와의 협업도 꾀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를 위해 ‘새로고침 Hit Refresh’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로 다가오는 요즈음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쓴 이 책은 그의 임기 중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혹은 실패했는지를 쓴 책도 아니며 더구나 그의 회고록도 자서전도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다시 영혼을 되찾았는지에 대한 과정의 이야기도 있지만,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의 새로운 기술들과 함께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미래에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들에 대해 고민한다. 

프라이버시, 사이버 보안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같은 디지털 세계에서 신뢰에 대한 문제라든지 인공지능 설계를 위한 윤리적 원칙을 고민한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이다. 이와 더불어 긍정적인 방식으로 지역 공동체에 공헌해야 한다는 다국적 기업의 역할과 원칙에 대해서는 완전히 동감한다.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 하나를 그릴 수 있었다.

미래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세 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세 개의 기둥은 공감共感이라는 문화기반에 세워져 있는 그림이 상상된다.

 과거 세계는 매년 4퍼센트씩 성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략 2퍼센트씩 성장 중이다. 20세기의 성장 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 기술적 돌파구가 세 개의 기둥이 될 것이다.

 첫 번째 기둥은 혼합현실 Mixed Reality이다. 

인간의 시야를 컴퓨터 화면으로 대체해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을 하나로 합치는 기술이다. 작고 완전히 독립적인 홀 로렌즈 HoloLens를 통해서 지구에서 약 4억 킬로미터 떨어진 붉은 행성, 화성의 표면에 있는 바위를 살피는 일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 기둥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인간의 모든 경험에 동력을 공급하고 통찰과 예측 능력을 활용하여 우리 힘만으로는 도달하기 불가능한 수준까지 인간의 역량을 증가시킨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하여 맥도널드는 직원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주문을 받은 다음 더욱 간단하고 효율적이고 정확한 순서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하고, 볼보는 운전자의 주의가 흐트러지는 순간을 감지하여 운전자에게 경고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것에서부터 후천성 면역결핍증 AIDS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HIV의 돌연변이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숨이 멎었다면 양자 컴퓨팅의 가능성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기둥이 양자 컴퓨팅 Quantum Computing이다.

기존의 컴퓨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함으로써 무어의 법칙 Moore’s Law을 뛰어넘을 길을 열어줄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컴퓨터가 현재 가장 보안 수준이 높은 RSA-2048(키 길이가 2048비트인 공개키)로 암호화된 내용을 해독하려면 10억 년이 걸리지만 양자 컴퓨터는 약 100초 혹은 2분 안에 해독이 가능하다.




 인간은 더 큰 성과를 얻기 위해 기계 장치를 활용한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그리고 양자 컴퓨팅조차 그런 기계 장치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비행을 ‘인공 비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비행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기술이 만든 지능을 인공적인 생산품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과 역량을 확대시켜줄 지능으로 생각해야 한다.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로 만들어줄 세 개의 기둥을 세운다 하더라도 기둥이 딛고 설 근간이 필요하다. 근간이 없는 세 개의 기둥은 쓰러질 것이다. 그 기반이 되는 것이 공감共感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이기도 하며,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이며, 마이크로소프트 CEO 리더십의 핵심이자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기업문화이다.

 어떤 세 개의 기둥과 기초로 동시대를 겪고 있는 소비자들과 공감해서 되찾은 영혼을 계속 새로고침 Hit Refresh 할 수 있는지 앞으로의 마이크로소프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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