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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Dec 01. 2018

행복의 정복/ 독후감13

 30년 만에 돌아온 이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적 호기심으로 처음 책을 펼쳤던 기억과 작가의 지성이 앞에 우뚝 선 벽과 같이 느껴져 이해보다는 활자를 읽는 것으로 만족하며 책을 덮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사실 ‘행복의 정복’은 읽기에 너무 어려운 책은 아니다. 작가는 현대인의 중요한 문제인 ‘행복’에 대해 좀 더 독자들과 자신의 고민을 공감하기 위해 쉽고 평이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의 경우 인생과 행복을 책과 함께 고민하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에 책을 펼치지 않았나 싶다. 러셀 58세의 나이에 집필된 만큼 그의 깊은 지식과 생각을 기초로 하지만 글은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는 ‘행복을 위한 교과서’ 와도 같다.
 
 
 너는 요즘 행복하니?’ ‘나는 행복한 건가?’ 친한 친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나 혼자 머릿속에서 문득 질문이 지나가지만 나에게 합당하고 편한 대답으로 그 중요한 질문을 무심코 통과시킨다. 러셀은 차근차근 이런 고민을 포기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석적으로 실행했다. 
행복은 고차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그 무엇이 아니며, 노력으로 정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먼저 불행의 원인들과 행복의 원인들 리스트를 만들었다. 목차를 보면 행복과 불행의 원인들을 한 눈에 보면서 ‘음~ 그렇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보다 ‘무엇 때문에 불행할까?’ 라는 질문이 더 쉬운 만큼 (감사하긴 어려워도 불평하긴 쉬운 것처럼) 불행의 원인들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최대한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인 후, 행복의 원인들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면 행복을 정복할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심오한 질문이 실험방법처럼 정확한 순서가 있을 리 만무하겠지만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이 행복을 찾고 싶은 마음에 위로가 된다.
 행복의 원인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행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의 결과로 혹은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자신의 행복한 순간들이 누적되어 우리는 행복을 정복할 수 있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불행한가? 주변인과의 경쟁 때문에? 권태로운 삶 때문에? 혹은 파악되지 않은 죄의식 때문에? 경쟁도 좋은 경쟁과 나쁜 경쟁이 있다. 불행의 원인으로 보는 경쟁은 오직 성공만이 행복의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나쁜 경쟁이다. 권태의 반대는 쾌락이 아닌 자극이다.
항상 신나게 살 수는 없다. 평범한 하루에 대한 권태가 감사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무엇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 무엇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며 결국은 집착까지 이어져 불행하다고까지 느낀다. 이성은 결코 행복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불행한 이유는 우리가 피하고 싶은 무엇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행복을 위해서는 적당한 불행의 조건이 필요하다.
 
 죄의식은 본인의 불행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무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괜한 죄의식이 자신을 주눅들게 하는데 이유를 본인도 잘 모르는 것이다.
사실상 죄의식은 바람직한 생활로 인도하기는커녕 자존심을 결여 시켜 원만한 대인관계를 방해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낱낱이 검토해보고 터무니없다는데 확신을 갖고 배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죄의식은, 더구나 무의식에 뿌리를 둔 죄의식은 말도 안 된다.
 
 
당신은 행복한가?’ 보다는 ‘행복은 우리에게 가능할까?’ 극히 주관적인 문제이다. 
쉽게 동의할 수 있는 행복의 원인들도 있지만 오히려 불행의 원인이라 생각하는 것이 행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은 우리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까? 권태의 예방책이나 따분함을 효과적으로 메워주기에 적합한 것으로 일만한 것이 없다. 노력과 체념(?)은 어떨까? 이 둘은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백 번 이야기해도 안 된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므로 노력의 역할은 거대하다. 노력으로 얻어질 수 없는 행복에 대한 바람직한 체념은 행복의 불가결한 조건이다.
 
 나 혼자 잘난 척하며 살 수 없다. 누군가는 나를 봐주어야 하며 부러워해야 한다. 혼자서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해지지 않는 순간이 오면 옆에 행복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행복한 사람은 사랑과 관심이 자신에게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을 향해있다. 타인이 행복할 때 배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 한다. 혼밥혼술이 이상하지 않은 요즘 자신만의 행복이 먼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옆에 행복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쩌면 행복한 사람은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일 수도 있겠다. 더욱더 좋은 것은 내 자신이 가족이나 친구나 동료에게 행복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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