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원 May 22. 2021

상속 설계 /독후감143

토요일 아침절을 뻔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대부분 노후 설계는 고민하지만 상속 설계는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상속은 재벌집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고 상속의 핵심은 재산의 이동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후대에 물려줄 것은 재산 이외에도 많다.

상속 설계를 해보고자 책을 펼쳤다. 

이유는 우리 모두가 죽음을 준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는다는 것은 절대 불변의 진리임에도 애써들 외면하고 있다. 죽음을 언급하는 것은 여전히 기분 나쁘기 때문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죽음을 수용하고, 죽음을 더 가까이하고, 죽음을 제대로 바라볼 때, 삶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상속 설계는 죽음의 설계가 아니다. 생의 설계다. 삶의 설계다. 상속 설계는 사후 설계가 아니다. 생전 설계다. 상속 설계는 자녀의 삶에 대한 설계가 아니다. 나의 삶에 대한 설계다. 상속 설계는 한 번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다. 언제라도 수정 가능한 절차다. 고치면 된다.

 “유언장을 쓴다고 금방 죽는 것도 아니다. 오래 살며 몇 통씩 다시 고쳐 써도 되는 것이고, 언제든 편안하게 쓸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의 유언장을 읽어 보았는가?

일터를 떠나면 내 삶에 즐거움은 많지 않다. 결국 부는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하나의 익숙한 ‘사실’ 일뿐이었다.

 칭기즈칸에 이어 중국을 제패한 구빌라이 칸 Khubilai Khan의 유언장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최고라고 자만하지 말라.

옆을 보고, 앞을 보고, 뒤를 보아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라.

세상을 살되 한 뼘이라도 더 넓게 살고,

사람을 사귀되 한 명이라도 더 사귀며,

기술을 배워도 한 가지라도 더 배워라.

상대가 강하면 너희를 바꾸고,

너희가 강하면 상대를 바꾸어라.


 상속 설계의 중심에는 재산이 아닌 가치와 명예, 정신이 놓여야 한다.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것은 재산 상속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것은 우리가 살면서 몸소 습득한 지혜다.

 후손을 남기는 것이 생물학적 차원의 DNA 상속이라면, 재산을 남기는 것은 세법이나 상속법 차원일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말과 글을 통해 부모의 경험과 지혜를 남기는 일은 우리 시대가 찬양하는 인문학적 차원의 상속이다. 이런 지혜와 경험들이 모여 가족사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가훈을 정리하자. 가족사를 정리하자. 어떤 정신을 계승시킬 것인가를 정리하자.


현상을 정리하고 나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정리했더니 상속설계가 단순해졌다.

법적으로 따지면 상속 증여가 되고 사회적으로 따지면 기부가 되고 사회적 공헌이 된다. 

자신이 결코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면 가족에 대한 배려 못지않게 내 이웃과 세상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내가 떠난 이후 세상이 불안정하고 반목과 갈등이 판을 친다면 과연 내 후손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좀 더 넓고 깊게 생각한다면 세상에 대한 기부나 공헌의 방식은 여럿 떠오를 것이다. 사회적 공헌과 기부에 대한 설계야말로 진실로 아름다운 상속 설계의 부분이다.




 삶의 마지막에 우리는 무엇을 후회할까?

동서양을 가로질러 공통되는 후회의 유사함이 있었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이와 같은 후회를 조금이나마 덜 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이나 지혜를 남겨주기 위한, 사회적 공헌과 기부를 하기 위한 고민은 참으로 뜻깊다.

 우리 모두 상속 설계를 해보아요~~


 중국에 다음과 같은 속담이 있다.

“못된 자식들은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고, 착하고 근면한 자식들은 상속이 필요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폴리매스POLYMATH /독후감14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