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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Feb 05. 2022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독후감181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고 하면 긴장 속에서 치열하게 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작가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의미는 다르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감사하며 살자는 의미에 가깝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나날을 차곡차곡 오랫동안 거듭하는 일상. 일시적으로 뭔가에 집중하거나 일상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비非일상. 그 둘의 소중함을 알고 적절히 분배하며 살아간다면 인간이 최대한 후회 없이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하루하루가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가끔이라도 상관없으니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하며 비일상의 시점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일상에 감사하자. 시련은 깨달음의 또 다른 기회다. 고통은 성장하기 위한 시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또 죽음과 감사에 대한 책을 들었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를 만난다.




 ‘스스로 다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사람은 꼭 한 번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하고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냥 포기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이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글이지만 ‘우리 모두 잘 죽자’라는 이야기보단 ‘우리 모두 잘 살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는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단지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죽음’이라는 이벤트를 상상하고 빌려서 조금 더 진중하게 ‘삶’을 대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며 자신을 긍정할 수 있도록.


 ‘오늘은 죽은 누군가가 절실하게 바랬던 내일이다.’

책 제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문장이다. 책 내용과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은 김시탁 님의 시구詩句일 것이다. ‘절망하고 절망하고 하염없이 절망해도 절망할 수 있다는 절망도 희망 아니냐’ 죽음 앞에서는 절망도 희망일 수 있다는 생각은 감히 해본 적이 없었다.


 희망과 현실의 격차가 고통을 만든다.

되고 싶은 나와 실제 나의 차이. 인간은 늘 이 중간에서 괴로워한다. 고통은 어떻게 해결할지, 어떻게 극복할지가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실감하는 것이야 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이 책을 포함하여 많은 책들과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내용은 매번 같아도 듣고 읽을 때마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거듭 되뇔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앞을 향해 걸어가기 위한 힘이 배양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때가 지나면 또다시 자연히 이런 류類의 책을 펼친다.




 때로는 섣부른 위로보다 잠자코 들어주는 것이 더 큰 위안이 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지난번에 일하다가 실수를 했다’고 이야기하면 긍정도 부정도 없이 잠자코 상대방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문득 정신 차려보면 상대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거나 충고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매일매일 하루를 감사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고민을 잠자코 들어주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길’을 선택할 수는 없다. 다만, ‘후회가 좀 더 적을 듯한 길’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잘 살기 위해서는)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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