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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Oct 08. 2022

잘 쉬는 기술 /독후감215

내가 정말 이런 책까지 ‘읽어야 하나?’ ‘읽고 싶을까?’ 싶었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잘 쉬는 방법이 10가지나 되다니! 책의 기본 틀은 135개국 1만 8천 명이 자발적으로 조사에 참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휴식이라고 여기는 상위 10개 활동을 추려 각각을 상세히 조사했다. 그 10가지에 어떤 종류의 휴식들이 포함될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지만 시상식 발표처럼 거꾸로 하위 10위부터 소개를 시작하여 상위 1위로 거슬러 올라가는 서술방식이 흥미로운 책이다.




 뭐 그렇다고 일일이 휴식 순위를 여기 독후감에서 밝히고 싶진 않다.

순위를 확인하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어떤 것이 진정한 휴식인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다. ‘무엇이 최고의 휴식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이 당신에게도 해당될까?’

 여러 가지 휴식들을 언급하고 있지만 책을 통해 배운 사실 하나를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휴식이란 푸~우욱 퍼질러 있는 상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선택으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휴식이건 과도하거나 차고 넘치게 되면 거꾸로 부작용만 생긴다.


 휴식들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두 가지는 짚고 넘어가고 싶다.

질 높은 수면만큼 중요한 것이 질 높은 휴식이다. 꼭 챙겨서 휴식을 갖자는 요청이다. 그리고, 휴식하는 도중에 스르르 잠이 들 수도 있지만 잠은 휴식이 아니다. 책에서 주장하는 휴식이란 ‘일이 아니면 무조건 휴식이다.’ 혹은 ‘일 때문에 채우지 못한 잠은 휴식이다.’라고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휴식이 아니라 삶의 중간에 휴식의 자리를 만들어 자신을 챙기는 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휴식이다.


 훈련을 해야 하는 명상도 휴식일까?

바닥을 디디고 있는 두 발이 탄탄하게 우리를 받쳐준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인다. 두 다리와 몸통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숨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관찰한다. 그리고 멈춘다. 몇 초 동안 기다리면서 호흡을 하고 기다리고 그냥 그 자리에 머문다.

 마음 챙김 명상은 바쁜 일상을 멈춰 세울 기회, 얼마간의 휴식을 취할 기회로 만들어 준다.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텔레비전이 매우 교육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그걸 켤 때마다 나는 딴 방으로 들어가 책을 보니까요.” 바보상자라는 케케묵은 오명을 쓴 텔레비전이지만 잠시나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서 중용의 미덕이 필요하다. 하루 두 시간 정도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분명 휴식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하루 다섯 시간은 확실히 지나치다.


 산책은 확실히 보상한다.

산책길을 나선다고 해야 할 일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삶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출 수 있다. ‘머리를 비우려고’ 산책을 나간다고 말을 한다. ‘머리를 비운다’고 할 때는 생각이 실타래처럼 이리저리 얽혀 있다는 뜻이다. 산책은 엉킨 실타래를 풀어준다. 흐린 구름을 걷어낸 하늘처럼 머리가 맑게 갠다. 잠깐 동안의 걷기는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10분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맛볼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휴식이다.

강요로써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은 휴식이 될 수 없지만 자발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현재 자신의 처한 상황을 관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준다.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십자 낱말 풀이를 한참 방치한 다음 다시 풀려고 할 때 문제의 단서는 대체로 아주 쉽게 떠오른다. 마치 내가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나의 두뇌는 잠재의식에서 그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자연의 부드러운 매력은 우리에게 회복탄력성을 선사한다.

아무리 자연에 있어도 감정적 반응 없이 자연을 대하면 마음만 더 힘들어진다. 당연히 문명과 동떨어진 장소는 현대인에게 불편하기만 하다. 자연으로부터 휴식을 얻는 효과의 최대치를 경험하려면 자연뿐만 아니라 자신 역시 고려해야 한다.

 자연과 유대감을 가장 크게 느낀 사람들은 사진에 찍힌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이 아니라, 자연에 경탄하다가 생각을 잠시 멈추고 자기 상황을 떠올려보며 여유롭게 내적 성찰을 한 사람들이었다. 최소 30분이다. 30분 정도는 자연과 함께 있어야 가장 편안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타인의 세계에 빠져 자신의 세계와 분리되는 해방감을 맛보게 해 주며, 내 삶의 걱정을 잊게 해주는 1위를 차지한 휴식은 내게도 너무나 위로가 되는 휴식이다. 더구나 1위라니!! 1위에 대한 확인 역시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10가지의 휴식에 대해 읽은 소감은 대체로 우리는 좋은 휴식들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좋다고 여겨지는 휴식들을 자발적으로 챙길 때 우리 삶은 건강해진다. 휴식은 조건이 아니고 의무다! 그리고, 순위가 높다고 좋은 휴식이 아니듯 무엇이건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바로 휴식이다. 모두 자신만의 휴식을 찾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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