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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Apr 01. 2023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 /독후감239

호기심 천국!

[What The Dog Saw]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영어 제목을 보고 어떻게 책을 집어 들지 않을 수 있을까?

문장 하나로 궁금증이 일기 시작한다. 

‘맞아! 개들이 보는 세상은 어떨까? 개들은 어떤 세상을 보고 살까?’ 

막상 읽어보면 궁금증을 명확하게 풀어주지는 못했지만 나는 이번에도 말콤 글래드웰의 글을 읽게 만드는 계략에 넘어갔다.




어차피 그의 또 다른 책을 집어 들었으니 피할 수 없는 작가의 매력을 언급하고 싶다.

사실 그의 글을 읽으면 ‘말콤 글래드웰이 쓴 글이구나!’라고 느낄 순 없다. 난 김훈 작가가 쓴 글이면 ‘김훈 작가가 쓴 글이구나!’ 느낄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을 읽으면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쓴 글이구나!’ 느낄 수 있다. 허나, 말콤 글래드웰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렇다고, 말콤 글래드웰이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테드 창처럼 어마어마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그런데 호기심을 일으키는 능력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글을 누가 썼지? 혹은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라는 궁금증과 동시에 생각나는 이름 하나가 말콤 글래드웰이다. 평소에 굳이 찾아서 궁금할 일도 없는 소재이지만 그가 톡 건드려 주기만 하면 궁금해 조바심이 난다. 이 책은 생활 속 흥미로운 주제로 쓰인 논문이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매료가 됐는지 남겨보자!!

케첩부터 시작해야겠다. 머스터드는 10가지가 넘는데 케첩은 왜 1가지뿐인가? 사람은 기본적으로 5가지 맛을 느낀다.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여러 가지 양념 중에서 5가지 맛을 동시에 낼 수 있는 것은 케첩뿐이다. 이 5가지 맛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우리는 안다. 케첩은 케첩일 뿐이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존 록은 피임약을 발명한 사람 중 하나다.

임신이 되면 프로게스틴이 계속 분비된다. 그래야 새로운 난자의 배출을 막아, 이미 진행 중인 임신 과정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프로게스틴은 천연 피임제다. 존 록의 피임약은 프로게스틴을 알약 형태로 만든 것이다. 존 록의 자신의 피임약이 자연적인 피임 수단이라고 믿었다.


182센티미터의 키에 몸집이 거대해 언뜻 곰을 연상시키는 노숙자 머레이는 보드카만 마셨다. 그가 거리에서 지낸 10년간의 병원비를 모두 합하면 100만 달러가 넘는다. 100만 달러의 돈을 들여 노숙자를 유지시킨 꼴이 되었다. 노숙자 1인당 1년에 1만 달러면 원룸을 임대해 주고 보살펴 줄 수 있다. 하나 열심히 일하는 저소득 싱글 맘이나 장애유공자들에게도 복지혜택이 필요하다. 과연 망나니 노숙자에게 원룸을 임대해 주고 보살펴주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노숙자 문제와 같이 사회문제는 때론 우리에게 불쾌한 선택을 강요한다.


유방암 검사를 해야 할까?

현재의 통계를 감안해 향후 10년간 60세 여성 1,000명당 9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약 1,000명이 해마다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그 수는 6명으로 줄어든다. 다시 말해 총 1만 장의 엑스선 사진을 판독해야 3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방사선과 의사가 대부분의 모호한 사례를 정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제로 대다수가 정상이기 때문이다.


실패의 두 얼굴인 위축과 당황의 차이도 흥미롭다.

같은 실패 요인이더라도 당황은 위축의 반대다.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고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또한 위축되면 본능을 읽고 당황하면 본능으로 되돌아간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것이다.


프로파일링은 과연 수사에 도움을 주는가?

프로파일링은 정답을 많이 맞히면 합격하는 시험이 아니다. 프로파일링은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다. 1990년대 중반, 영국 내무부는 184건의 범죄에서 프로파일링이 체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5건으로 2.7퍼센트에 불과했다.


인재중심의 사고방식은 기업계의 새로운 정설로 자리 잡았다.

최고 경영자는 사원들의 관심보다 고객의 관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기업의 사업 구성은 책임자의 열의가 아니라 수익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기업은 단지 창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고 경쟁하고 협력한다. 그래서 대개는 인재가 아니라 시스템이 스타로 인정받는 기업이 크게 성공한다.




당분간 말콤 글래드웰 Malcolm Gladwell의 책은 읽지 않겠지만 부지불식간에 그가 만든 계략에 빠져 나는 또다시 그의 책을 펼쳐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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